정책 협약으로 불신임 공세 차단…4년 임기 안정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캐나다의 집권 자유당이 제3야당과 정책 연합을 맺기로 전격 합의, 소수 정부의 열세를 벗어나 임기 4년을 안정적으로 보장받게 됐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자유당이 제3야당인 신민주당(NDP)과 정책 연합을 통한 의회 협력 체제를 구축하기로 합의, 의회 내 다수 지위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유당 정부는 2025년까지 제44대 하원의 임기 4년간 안정적으로 집권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합의를 통해 자유당은 좌파 성향인 NDP의 주요 정책을 수용, 정책 협약을 체결하고 임기 중 우선적인 정책 과제로 추진할 예정이다.
대신 NDP는 향후 4차례 수립될 정부의 예산안을 지지해 하원을 통과하도록 지원하고 다른 야당의 정부 불신임 투표 추진 시 자유당을 도와 이를 저지하기로 약속했다.
양당은 또 정기적으로 정책 협의를 통해 의회에서 협력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NDP는 그러나 지유당 내각에 각료로 직접 참여하지는 않는다.
트뤼도 총리는 "양당 합의가 2025년 현 하원 임기 말까지 지속된다"며 "정부가 예측 기능성과 안정성을 지닌 채 예산을 수립·시행하고 국민을 위해 정책 과제의 성과를 낼 수 있게 됐다"고 기대했다.
또 NDP의 저그밋 싱 대표는 이번 합의가 출발점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추가 정책 과제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유당이 합의 이행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협약은 지속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에 양당이 합의해 추진할 NDP의 주요 정책으로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치과 진료를 의료 보험에 포함하도록 복지 정책을 확대하는 안이 우선 꼽힌다.
협약에 따르면 올해부터 12세 미만 저소득층 아동의 치과 진료를 지원하고 내년 중 18세 미만과 노년층·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보험 적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어 2024년까지 연 소득 9만 캐나다달러(약 8천680만원) 미만의 소득계층으로 대상을 대폭 늘린다.
양당은 또 주택·환경 분야에서도 NDP의 주요 정책을 반영키로 합의했다.
제1야당인 보수당을 비롯한 다른 야당은 양당 합의를 거세게 비난했다.
보수당의 캔디스 버건 임시 대표는 치과 진료의 의보 적용 등 복지 정책 확대가 정부 지출을 가속할 것이라며 "부채, 인플레, 일자리 감소, 불확실성, 양극화가 악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당은 지난해 9월 하원 다수 의석을 노리고 감행한 조기 총선에서 제1당으로 승리했으나 과반 의석을 얻지 못했다.
현재 하원에서 자유당은 전체 의석 338석 가운데 159석을 점유하고 있다. 제1야당 보수당은 119석이다.
이어 퀘벡 지역이 기반인 블록퀘벡당이 32석, 이번에 자유당을 도와 정책 연합에 합의한 NDP가 25석이다.
jaey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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