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당국의 IT(정보기술) 분야에 대한 강력한 규제 속에서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의 작년 4분기 매출 증가세가 2004년 상장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텐센트는 23일 실적 발표에서 작년 4분기 매출이 1천442억 위안(약 2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고 밝혔다.
2004년 텐센트가 홍콩 증시에 상장한 이래 분기 매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대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이는 또한 시장 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망치인 1천476억 위안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텐센트의 주요 수입원인 중국 내 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겨우 1% 증가했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7월 22일 이후 8개월 넘게 신규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 발급을 안 하고, 청소년의 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텐센트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6% 증가했는데, 이 역시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앞서 지난달 발표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작년 4분기 매출 증가율도 알리바바가 2014년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하고 나서 가장 낮은 수준인 10%로 나타났다.
중국 당국의 고강도 빅테크 규제가 1년 넘게 이어지면서 IT 공룡들이 휘청대는 모습이다.
텐센트의 주가는 지난 12개월 동안 3분의 1 이상 떨어졌다.
텐센트 측은 중국 게임 시장의 위기는 일시적이며, 규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바로 출시할 수 있는 신작 게임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달 초 열린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온라인 게임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 쇄도하면서 중국 정부가 온라인 게임에 대한 추가 규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앞서 2018년 9개월 동안 게임 신규 판호 발급이 중단된 바 있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더 길게 발급이 중단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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