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교통장관 "서방 리스 업체들, 500대 이상 항공기 반환 요구"

입력 2022-03-24 02:26  

러 교통장관 "서방 리스 업체들, 500대 이상 항공기 반환 요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서방 리스 업체들이 러시아가 임대하고 있는 500대 이상의 항공기를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고 러시아 교통부 장관이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비탈리 사벨리예프 교통부 장관은 이날 상원 회의에 출석해 "이미 외국 항공기 500대 이상에 대한 반환 요구가 들어왔다"면서 현재 다른 정부 부처들과 이 항공기들을 매입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항공기 매입을 위해선 200억 달러(약 24조원)가 필요하며 이는 상당히 큰 액수"라고 토로했다.
항공 분석업체 시리움(Cirium)에 따르면 러시아 항공사들은 에어버스 항공기 305대와 보잉 항공기 332대를 운용해 왔으며, 운용 중인 항공기 중 슈퍼젯 100 등 러시아산은 144대에 불과하다.
보잉과 에어버스 같은 외국 항공기의 약 85%는 리스한 것으로 외국 임대업체가 소유권을 갖고 있다.
항공기 리스업체들은 대부분 유럽연합(EU) 회원국인 아일랜드에 거점을 두고 있다.
EU는 지난달 26일 대러 제재 차원에서 리스 업체들에 이달 말까지 러시아 항공사들과의 계약을 파기하도록 했다.
또 러시아에 대한 민항기와 민항기 부품 공급, 기술서비스와 보험 제공도 금지했다.
이에 러시아 연방항공청(로스아비아치야)은 지난 5일 외국 업체들로부터 항공기를 리스한 자국 항공사들에 국제선 운항을 중단하도록 권고했다.
러시아 항공사 소속 항공기들이 외국에서 억류당하거나 압류당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러시아 당국은 국제노선 운항이 어려워진 외국 항공기들의 등록지를 러시아로 옮겨 이 항공기들을 국내 노선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자국 항공사들이 외국으로부터 리스한 항공기들의 등록지를 러시아로 옮기는 것을 허용하는 법률을 채택했다.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이날 외국 항공기의 50% 이상을 이미 자국 내에 등록시켰다고 전했다.
하지만 항공기 정비에 필요한 부품 조달이 힘들고 항공기의 안전성을 보증하는 감항능력(堪航能力) 증명서도 발급받을 수 없어 문제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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