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봉쇄 첫날 중국 선양시 인적 끊기고 도로 한산

입력 2022-03-24 12:47  

[르포] 봉쇄 첫날 중국 선양시 인적 끊기고 도로 한산
생산시설 가동 중단, 핵산검사소만 북적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사실상의 도시 봉쇄 조처 시행 첫날인 24일 인구 907만 명의 중국 랴오닝성 성도(省都) 선양시는 인적이 끊겨 도시 전체가 멈춘 듯했다.



출·퇴근 시간 심한 정체를 빚었던 8차로 스푸다루(市府大路)를 비롯해 시내 주요 간선도로는 온종일 한산했다.
지하철과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이 운행을 중단한 가운데 간간이 택시와 승용차들만 오갔으나 통행량은 전날보다 부쩍 줄었다.
식당과 점포가 문을 닫은 도심 상업지역인 중제(中街)와 선양 최대 한인타운인 시타(西塔) 거리도 발길이 끊겨 적막한 분위기였다.
독일 BMW와 중국 화천그룹이 합작 설립한 브릴리언스 오토모티브(BBA) 자동차 공장을 비롯한 생산 시설들이 이날부터 가동을 전면 중단했고,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반면 이날 시작된 4차 전수 검사를 하기 위해 도심 곳곳에 설치된 핵산(PCR) 검사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형성됐다.
검사를 마친 주민들은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에 들러 필요한 물품만 산 뒤 서둘러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선양에서는 이날부터 감염자가 발생한 봉쇄구역(封控區)은 가구당 1명만 외출이 허용되고, 감염자가 다녀간 관리구역(管控區)은 주택 단지 밖 외출 허용과 모임이 엄격히 제한됐다.
그 외 방범구역(防范區) 역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문밖을 나가거나 모임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어느 구역을 막론하고 집 밖을 나서기 위해서는 48시간 이내 핵산검사 음성 판정을 받았음을 증명해야 한다.
방범구역의 경우 상대적으로 통제가 느슨하지만, 대중교통이 끊기고 식당과 커피숍 등 상업시설이 문을 닫은 데다 코로나19 확산세까지 이어지자 주민들이 바깥출입을 삼가는 분위기였다.
이날부터 재택근무를 시작했다는 다이(戴·32)씨는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나가지 말라는 요구는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문제 삼을 수 있다는 의미"라며 "자칫 낭패를 볼 수 있어 가족 모두 집 밖을 나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시행 첫날 통제 범위 적용을 놓고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같은 방범구역 인데도 비교적 느슨하게 외부인 출입을 허용하는 곳이 있는 반면, 일부 구역은 출입을 막아 실랑이가 벌어졌다.
선양시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 338명의 감염자가 발생하고, 인접 지린성에서 연일 2천명 이상의 감염자가 나오자 이날부터 일주일간 사실상의 도시 봉쇄에 나섰다.
생산시설 가동과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됐고 주민 외출 통제가 강화됐으며 슈퍼마켓 등 생필품 판매업소를 제외한 모든 영업시설이 문을 닫았다.
pj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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