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잇따른 서방권 국가들의 군비 증강 방침을 강하게 비판했다.
교황은 이날 이탈리아 여성단체 대표자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일부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대응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를 군비로 쓰기로 했다는 소식을 읽고 부끄러웠다"며 "이는 정신 나간 짓"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대응은 더 많은 무기, 더 강한 제재, 또 다른 정치·군사 동맹이 아니라 다른 접근법, 이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세계를 통치하는 방식"이라고 짚었다.
교황은 또 "우리는 여전히 세계를 하나의 '체스판'으로 생각한다. 이 체스판에서 강대국들은 다른 나라에 피해를 주고자 지배력을 확장하는 방법을 연구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교황은 이날 비판의 대상인 된 국가들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다분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소속 국가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독일·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군비를 GDP 2%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고, 이탈리아도 이러한 군비 목표를 놓고 뜨거운 논쟁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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