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광둥성에 사는 이민 컨설턴트 천화 씨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종종 홍콩이나 일본으로 여행을 가 세제부터 고급 화장품까지 다양한 해외 제품을 사 들고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그는 '필유니크'나 '룩판타스틱' 같은 해외 직접구매(직구) 사이트를 통해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고급 화장품을 주문하고 있다.
그는 "나와 내 친구들은 지난 2년간 수천에서 수십만 위안에 이르기까지 이런 해외 직구 사이트를 통해 썼고, 앞으로 여행 제한이 풀려도 계속 이들 사이트를 이용할 것 같다. 비용은 비슷한데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중국의 전반적 소비 둔화에도 현지 중산층의 해외 직구와 명품 구매는 증가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
중국 최대 해외 상품 구매 온라인쇼핑몰 톈마오(T몰)에 따르면 2020년 온라인 쇼핑을 통해 해외 상품을 구매한 중국 소비자는 2억명을 넘어섰으며, 올해 중국 소비자들의 해외 상품 온라인 쇼핑 규모는 3천억 위안(약 5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국 정부가 지난해 6월 하이난을 세계 최대 면세 지역으로 키우겠다고 발표한 후 중국 내 면세 소비도 급증했다.
하이난의 지난해 면세 매출은 505억위안(약 9조6천억원)으로 전년보다 83% 신장했다.
이에 상하이, 베이징, 선전, 광저우에서도 면세 쇼핑 구역 구축에 나섰다.
금융정보업체 우샤오보채널이 발간한 '2021 신중산층 백서'에 따르면 2020년과 비교해 지난해 중국 중산층의 일일 소비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해 중산층의 약 34%는 월 1만 위안(약 190만원) 이상을 썼는데 이는 전년보다 10% 증가한 것이다.
백서에 따르면 중산층 가정의 연평균 세전 소득은 66만 위안(약 1억2천만원)이다.
상하이 퍼블리시스커뮤니케이션스의 전자상거래 분석가 시릴 드루인은 "이 복잡한 시기에 강한 소비 욕구가 있다"며 "이전까지는 보지 못한 너무나 많은 불확실성에 소비자들은 마치 내일이 없는 듯 (소비를 통해) 자기만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사치품 브랜드들이 톈마오 등 중국의 온라인쇼핑몰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젠틀맨마케팅에이전시의 올리비에 베롯은 "많은 글로벌 사치품 브랜드가 여행 제한에 따라 중국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며 "중국 소비자 대부분이 자국 내에서 사치품을 구매하는 것에 맞춰 한정판 출시, 현지화된 콘텐츠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베인앤드컴퍼니의 지난 1월 보고서에 중국이 앞으로 국제 여행 패턴과 관계없이 2025년까지 세계 최대 사치품 시장이 되리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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