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두둔하면서 미국 등 서방과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러시아 외무장관이 다음주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25일 중국 외교부와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중국은 다음주 베이징에서 제3차 아프가니스탄 주변국 외무장관 회의를 개최한다.
이 회의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직후인 지난해 9월 중국, 파키스탄, 이란,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6개국이 모여 아프간 내정에 간섭하지 말고 인도적 지원을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10월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2차 회의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추가로 참석했다.
이에 따라 이번 3차 회의에 라브로프 장관이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이 회의에 참석하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의 대면 접촉이 이뤄지게 돼 자연스럽게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지난달 3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하루 전날 베이징에서 우크라이나, 아프가니스탄, 한반도 문제 등을 논의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지난달 24일 왕 부장은 라브로프 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으로 러시아가 느끼는 안보 우려를 이해한다며 러시아의 군사 행동을 두둔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미국 등 서방이 러시아에 강력한 제재에 나서고 중국에도 러시아를 물질적으로 지원할 경우 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 이후 최근 중국의 입장에 미묘한 변화가 일고 있다.
중국은 라브로프 장관의 회의 참석 여부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라브로프 장관의 방중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요청에 "제3차 아프가니스탄 주변국 외무장관 회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상황은 적시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왕 대변인은 전날에도 회의 참석 국가를 묻는 말에 "아프간의 장기적인 안정을 위해 이웃 나라의 장점을 계속 발휘하고 이웃 나라의 역량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조율 중이거나 조만간 공식 발표할 사안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적시에 발표하겠다"라거나 "계속 주시하길 바란다"라는 코멘트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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