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경영진 22일 노조와 첫 교섭…3월까지는 잠정합의도 어려울 듯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한혜원 기자 = 작년 5월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직원이 숨진 사건이 발생한 지 10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회사 차원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네이버 신임 경영진이 최근 노조와 첫 교섭을 진행해 해결책 마련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이달 내로는 잠정 합의조차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14일 취임한 네이버 새 경영진은 22일 오후 노조와 첫 협상을 진행했다.
노사는 직장내 괴롭힘 재발 방지 대책과 근무 시간, 임금, 복지 등에 대해 협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장내 괴롭힘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를 노사 공동으로 설계하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현실 적용을 위한 세부적인 부분에 대한 견해 차이 등으로 잠정 합의안이 나오지 못했다.
작년 5월 40대 네이버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과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 등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것을 계기로 네이버는 안팎으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네이버는 국정감사를 앞둔 작년 10월에는 직장 내 괴롭힘 조사위원회·심의위원회 설치 등 괴롭힘 신고·구제 절차 개편을 검토 중이라고 국회에 밝히기도 했으나, 그 후로도 몇 달간 구체적 결과는 내놓지 않고 있다.
당시 경영진으로서 직원 사망 사건에 책임을 져야 할 당시 'C 레벨' 리더 4명 중 채선주 전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가 최근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것을 두고 괴롭힘 방지를 위한 의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임금 인상 폭에 대한 이견 등도 노사간 잠정 합의안 도출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관측된다.
작년 네이버 직원 1인당 평균급여는 1억2천915만원으로 1억원을 웃돌았지만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경쟁 플랫폼인 카카오[035720](1억7천200만원)에 비해서는 낮았고 그 격차가 4천만원에 이르렀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올해 임직원 연봉 총액을 작년보다 15% 늘리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6% 추가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어, 카카오와 네이버의 평균급여 격차는 올해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업계는 네이버의 직장내 괴롭힘 방지 대책을 포함한 임단협 잠정 합의가 3월 중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옛 경영진 시절을 포함하면 노사가 작년 10월 이후 총 9차례 교섭을 했지만 견해차가 여전한 사항들이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에 정통한 관계자는 "모든 조항에서 타결이 임박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교섭 자체가 해결돼 가는 느낌은 아니어서 좀 더 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단체 협약은 잘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국회에 제출한 (직장내 괴롭힘 방지 관련) 이행 계획도 그 연장선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harrison@yna.co.kr,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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