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카뱅 여신 뒷걸음질…"투자 열기 사그라들며 대출 수요 줄어"
(서울=연합뉴스) 오주현 기자 = 부동산 거래 부진과 금리 상승, 대출 규제 등 영향으로 올해 들어 인터넷 전문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정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323410]의 대출 잔액은 25조8천64억원으로, 작년 말(25조8천614억원) 대비 55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 대출 잔액이 전월 대비 감소한 것은 지난해 5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 관련 대출 상환 등 영향으로 4천872억원 줄어든 이후 약 8개월 만이었다.
2월 말 기준으로는 대출 잔액이 25조8천979억원으로 다시 증가했지만, 전월 대비 증가율은 0.35%에 그쳤다.
케이뱅크 역시 여신 증가세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뱅크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조4천900억원으로 전월보다 3.45% 늘어난 데 그쳤다.
케이뱅크의 여신 잔액은 2020년 말 2조9천900억원에서 지난해 말 7조900억원으로 한 해 동안 큰 폭으로 뛴 바 있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월별 여신 증가율의 평균은 7.57%였다.
은행권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도 얼어붙고, 증시와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열기가 사그라들며 전반적인 대출 수요가 줄고 있다"며 "이러한 분위기 속에 여신 증가 폭이 둔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5대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역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적극적인 성장을 도모해야 하는 인터넷 전문은행 입장에서는 이러한 여신 성장세 둔화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달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여신 성장률 목표치를 10%대 중후반으로 밝힌 바 있다. 케이뱅크 역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어 성장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인터넷 전문은행 관계자는 "올해 들어 여신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최근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모두 대출 금리 인하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4일 중신용 대출과 일반 전월세보증금 대출 상품의 최저금리를 각각 0.5%포인트, 0.2%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24일 기준 상품별 최저금리는 중신용 대출이 3.578%, 일반 전·월세 대출은 2.882%로 내렸다.
케이뱅크는 이달 초 신용대출, 신용대출플러스, 마이너스통장 등 대출 상품 3종의 금리를 신용등급에 따라 최대 연 0.3%포인트 인하했다. 또 아파트담보대출 변동금리 상품의 금리도 모든 신용등급에 대해 연 0.1%포인트 낮췄다.
가계대출 성장세 둔화 속에 인터넷 전문은행들의 기업 대출 시장 진출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내달 18일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협력한 개인사업자 운전자금 대출을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역시 하반기 개인사업자 대상 소호(SOHO) 대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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