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공화, 러 제재 적절 여부 및 유가 상승 원인 놓고 공방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오는 11월에 있을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선거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간 민주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로 상·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모두 잃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침몰하던 민주당 후보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CNN은 전했다.
◇ 민주 "적절한 대응" vs 공화 "충분하지 못해"
지지율 반등을 노리는 민주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맞서 서방이 강력한 제재를 펼친 것이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을 입증한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를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동시에 러시아에 강력한 제재로 맞서면서 우크라이나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군사적 충돌을 일으킬 위험이 있는 조치는 단호하게 배제하는 접근법 역시 유효하다고 유권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독립을 승인하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천재적'이라며 '멋진 결정'을 내렸다고 치켜세웠던 점도 부각하며 공화당 공격의 무기로 쓰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러시아 침공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비난한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CBS 방송에 출연해 "공화당은 전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며 대통령이 더 빨리 더 대담하게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공화당이 말로만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한다면서 관련 법안에서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토퍼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은 CNN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등을 지원하기 위한 총 136억 달러(16조8천억원) 규모의 군사·인도적 지원안이 담긴 예산안에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 상원의원이 31명 있었다며 "우리는 공화당의 말과 그들이 어떻게 투표하는지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공격했다.
이에 상원에서 반대표를 던진 벤 새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최근 MSNBC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법안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더 큰 법안에 넣고 한 번에 통과시키는 정치적 책략이라며 "우크라이나 원조는 1조5천억 달러짜리 거대한 약에 들어가는 설탕 한 스푼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 공화 "바이든, 경제 망쳐" vs 민주 "유가 급등은 러시아 탓"
민주당은 그간 바이든 정부에서 문제로 지적됐던 경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이 있다고 유권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착각하지 마라. 현재의 유가 급등은 푸틴 대통령의 잘못이지 미국의 재정 정책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도 CNN과 인터뷰에서 "이 분쟁이 이어지는 한 휘발윳값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식량 가격 등 다른 비용도 전쟁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공화당은 바이든 정부의 과도한 재정 정책이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으며 이는 전쟁 이전부터 이미 나타나고 있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비현실적인 기후 위기 지지가 유가 상승으로 나타나 즉각적인 경제적 압력으로 작동한다고 지적한다.
현재 민주당이 차지한 위스콘신 주지사에 도전하는 레베카 클리피시 전 부주지사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그로 인한 유가 상승이 이전부터 제기되던 경제적 우려를 증폭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를 현재의 사건들로 포장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도 휘발유 가격이 이미 크게 오르기 시작한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리피시는 부주지사는 또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하는 청정에너지가 "일반인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며 "사람들은 기름과 식료품을 살 여유가 없다. 그들은 그저 삶을 살고 싶을 뿐이고 지난 3년간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NN은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미국인이 유가 상승에도 러시아의 제재를 지지하지만, 이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로 해석되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 13일 CBS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수입 금지에 대해 응답자의 77%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기름값이 올라도 에너지 제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도 63%가 그렇다고 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에 대한 지지율은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46%였고 국정 지지율은 43%에 그쳤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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