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니콜 리…전임자 사퇴 후 시장이 지명해 임명동의안 가결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3대 도시 시카고 시의회가 사상 첫 아시아계 여성 시의원을 맞았다.
시카고 시의회는 28일(현지시간) 중국계 니콜 리(47·민주) 시의원 지명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표결에 부쳐 반대 없이 승인했다고 시카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일간 시카고 선타임스는 "1837년 시카고 시의회가 결성된 지 185년 만에 처음 나온 아시아계 여성 시의원"이라며 "새 시대가 열렸다"고 평했다.
리씨는 시카고 도심 남서부의 차이나타운과 인근 이민자 다수 거주지를 아우르는 시카고 11지구의 대표로 시의회에 입성하게 됐다.
이 자리는 리처드 J.데일리 전 시장(1955~1976 재임)의 손자이자 리처드 M.데일리 전 시장(1989~2011 재임)의 조카인 패트릭 데일리 톰슨(52·민주) 전 의원이 세금 탈루 및 위증 혐의로 연방 검찰에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고 지난 달 자진 사퇴하면서 공석이 됐다.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59·민주)은 지난 24일 리씨를 톰슨 후임자로 지명한 바 있다.
라이트풋 시장은 리씨가 다양한 조직을 통해 지역사회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11지구의 이슈들을 부각시키고 주민 목소리를 증폭하는데 기여했다고 사유를 밝혔다.
톰슨 후임자 공모에는 27명이 지원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리씨는 시카고 차이나타운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인디애나대학과 시카고대학 대학원에서 공공정책을 전공하고 현재 유나이티드항공의 기부사업 부문 이사로 재직 중이라고 CBS방송은 전했다.
그는 시카고 일리노이대학(UIC) 아시아계 미국인 자문위원, 중국계 미국인 조직 'OCA' 시카고 지부장 등을 지냈고 기부단체 '아시안기빙서클'(AGC)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지역방송 WTTW에 따르면 리씨는 M.데일리 시장의 보좌관·부비서실장 등을 역임한 진 리(73)의 딸로, "데일리가의 비리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사람의 딸이 톰슨 후임으로 시의원에 올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버지 리씨는 데일리 전 시장이 퇴임한 지 3년 만인 2014년, 차이나타운 복지재단에 기부된 9만여 달러(약 1억2천만 원)를 횡령한 혐의로 연방 검찰에 기소돼 유죄 선고를 받았다.
임명동의안 승인 후 리씨는 "개인적으로나 이 도시에 역사적인 순간임을 잘 알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의 임기는 다음 선거가 치러지는 내년 4월까지다. 리씨는 선거 출마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20 미국 인구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카고 시의 아시아계 인구는 2010년부터 2020년 사이 31%나 급증하며 전체 인구의 약 7%를 차지하게 됐다.
시카고 시의회는 1837년 처음 결성됐고 1923년부터 50개 지구가 각각 1명의 시의원을 선출하는 현재의 시스템이 자리잡았다. 2011년 인도계 아메야 파워(41·남)가 첫 아시아계 시의원으로 선출돼 재선까지 성공했으나 2019년 선거에서 패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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