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지방정부들이 IT(정보통신) 기업들의 부당한 초과근무 실태 집중 단속에 나섰다.
중국신문망은 29일 베이징시 등 9개 성·시 정부가 지난 15일부터 2개월간 관내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초과근무 단속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초과근무가 만연한 IT기업들이 중점 단속 대상이며, 노조나 노동자 합의 없이 부당하게 초과근무를 강요한 사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지방정부들은 위법한 초과근무 행태가 드러난 기업들은 엄중 처벌하고, 대외적으로 공개할 방침이다.
지방정부들의 대대적인 단속은 이례적인 것이며 초과근무 근절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중국신문망은 평했다.
초과근무 강요는 명백한 불법 행위이지만 중국 IT업계에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하는 '996 근무제'가 만연해있다.
초과근무로 과로사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지난달 4일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비리비리(Bilibili) 우한지사의 한 팀장이 춘제 연휴 하루 12시간씩 근무하다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했다.
같은 달 24일에는 바이트댄스의 20대 직원이 헬스클럽에서 운동 중 쓰러져 사망했는데 그의 아내는 우씨가 초과근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폭로했다.
초과근무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중국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위챗) 등 일부 IT 대기업들이 '1065 근무제'(오전 10시∼오후 6시, 주 5일 근무) 등의 도입을 발표했다.
그러나 기업의 자율에 맡기는 것으로는 초과근무 관행을 근절할 수 없다며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중국 최대 에어컨 생산업체인 그리(Gree)가전 회장인 둥밍주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는 이달 초 열린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996 근무제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검찰이 위반 기업에 대해 노동자들을 대신해 공익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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