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지중해 가스전서 터키까지 500∼550㎞ 해저가스관 건설 방안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유럽이 천연가스 수입선 다변화를 추진하면서 터키-이스라엘 해저 파이프라인 건설이 대안 중 하나로 논의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중해에 위치한 이스라엘의 리바이어던 해저 가스전에서 터키까지 500∼550㎞ 길이의 파이프라인을 건설해 터키와 남유럽 국가들에 천연가스를 공급한다는 것이 해당 계획의 골자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주 해당 계획이 "양국 관계를 위해 함께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처 중 하나"라면서 필요하다면 이스라엘에 장관급 대표단을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터키 정부의 한 고위급 당국자는 지난 9∼10일 아이작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의 터키 방문 이후 관련 논의가 진행돼 왔다면서 향후 수개월 안에 '구체적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이스라엘과 터키는 10년 이상 소원했던 관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으며, 해저 파이프라인 건설을 통한 에너지 협력은 이를 위한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업계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리바이어던 가스전의 생산량에 한계가 있고 지정학적 문제도 해당 구상을 현실화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리바이어던 가스전 소유주인 셰브런과 이스라엘 뉴메드 에너지 등은 천연가스 생산량을 연간 120억㎥에서 210억㎥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유럽연합(EU)이 작년 한 해 러시아에서 수입한 천연가스가 1천550억㎥에 이른다는 점과, 리바이어던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 상당량이 이미 이스라엘과 요르단, 이집트 등에 수출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러시아 천연가스를 대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터키 해저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려면 터키가 정식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키프로스공화국이나 시리아 해역을 지나야 한다는 점도 업계가 난색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라고 로이터 통신은 덧붙였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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