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3세 경영' 속도…한화 김동관·현대重그룹 정기선 등

입력 2022-03-29 16:11  

재계 '3세 경영' 속도…한화 김동관·현대重그룹 정기선 등
주총 시즌서 사내이사 줄줄이 선임…그룹 내 영향력 강화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권혜진 김보경 김철선 기자 = 주요 기업들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경영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지주사격인 ㈜한화는 이날 주총에서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009830] 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1983년생인 김 사장은 2020년 3월 한화솔루션 사내이사가 된 뒤 그해 10월 대표이사가 됐다. 이어 지난해 3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사내이사로 선임됐으며 한화그룹 내 우주사업 종합상황실 '스페이스 허브' 팀장도 맡고 있다.
㈜한화 지분은 김승연 회장이 22.65%, 김동관 사장이 4.44%, 차남과 삼남인 김동원·김동선이 각각 1.67%를 보유 중이다.
김 사장이 ㈜한화 이사진에 새로 합류함에 따라 한화그룹 내 영향력이 크게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 측은 "김 사장이 한화 전략부문을 이끌며 우주항공 분야 등 미래 사업의 전략 수립과 이행을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김 사장이 에너지·석유화학 등 주력 사업과 그룹 전반을 총괄하고,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088350] 부사장이 금융 사업을, 삼남 김동선 상무는 호텔·리조트·유통 사업을 맡는 방식으로 한화그룹의 승계 구도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자 현대가(家) 3세인 정기선 HD현대 사장도 이번 주총 시즌을 계기로 현대중공업그룹 총수 자리에 바짝 다가섰다.
정 사장은 지난 22일 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한국조선해양[009540]의 대표로 선임된 데 이어 28일에는 그룹 지주사인 HD현대의 대표이사 자리에도 올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최대 주주인 정몽준 이사장이 2002년 이후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면서 현 권오갑 회장과 같은 전문경영인들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정 사장이 권 회장과 함께 지주사의 공동 대표를 맡으면서 아버지 정 이사장으로부터 경영승계가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효성그룹 오너가 3세인 조현준 회장과 동생 조현상 부회장은 이달 17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그룹 핵심 계열사인 효성티앤씨[298020], 효성첨단소재[298050] 사내이사에 각각 선임되며 그룹 장악력을 높였다.
그간 그룹 지주사 ㈜효성[004800]의 사내이사로만 이름을 올렸던 이들 형제는 책임 경영 강화와 핵심 계열사 사업 확장을 위해 계열사 등기이사로도 활동하기로 한 것이다.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 점유율 세계 1위 기업이고, 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코드 세계 1위다.
지난해 효성그룹의 전체 영업이익 2조8천억원 중 효성티앤씨의 비중은 51.4%, 효성첨단소재는 15.8%였다.



LX그룹에선 구본준 회장의 장남인 구형모 상무가 이날 주총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경영기획부문 전무로 승진하며 그룹 내 영향력을 강화했다.
1987년생인 구 전무는 LG전자[066570]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5월 LX홀딩스[383800] 출범과 함께 상무로 합류했으며, 그간 신성장 동력 발굴과 전략적 인수·합병(M&A)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왔다.
범LG가(家) 3세인 구본준 회장은 LG그룹의 경영권 '장자 상속' 전통에 따라 지난해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해 LX그룹을 설립했다.
구 전무는 지난해 구 회장으로터 LX홀딩스 지분 11.15%를 증여받아 LX홀딩스의 2대 주주로 올라섰으며 경영수업을 거쳐 향후 LX그룹을 이끌 것으로 관측된다.



SK네트웍스[001740]의 이날 주총에서는 그룹 3세인 최성환 사업총괄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최 총괄은 최신원 전 회장의 장남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조카다.
2009년 SKC[011790] 전략기획팀으로 입사해 SK네트웍스 기획실장 등을 지냈으며 개인으로는 가장 많은 1.8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최 전 회장은 회삿돈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지난해 말 경영 일선에서도 물러났기 때문에 최 총괄의 이사회 참여는 사실상 경영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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