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된 나치 독일군의 반궤도 차량이 이탈리아 북부 포강 유역에서 발견됐다.
28일(현지시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해당 차량은 26∼27일 이틀에 걸친 발굴 작업을 통해 북부 롬바르디아-베네토주(州) 경계를 흐르는 포강변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독일군에 의해 수장된 지 약 75년 만이다.
이 차량은 앞축은 바퀴, 뒤축은 반궤도인 7t 무게의 'Sd-Kfz.11'로 알려졌다. 전쟁 당시 독일군 전방 포병대가 견인 차량으로 사용한 것이다.
발견 당시 앞바퀴가 빠져있고, 궤도도 크게 파손된 상태였으나 전반적으로 원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차량 번호판도 그대로 붙어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독일군은 패색이 짙어진 1945년 초 퇴각하면서 수많은 군 장비를 포강에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장비들이 연합군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이들 장비 가운데 일부는 오랜 시간 강변 모래 혹은 진흙에 파묻혀있다가 최근의 심각한 가뭄으로 강 수위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발굴이 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
이탈리아 정부는 사료를 토대로 발굴된 차량을 원형 그대로 복원한 뒤 롬바르디아주 도시 세르미데에 있는 2차대전 박물관에 전시할 예정이다.
이탈리아 북부는 2차 대전 당시 연합군과 독일군 간 주요 격전지 가운데 하나였다. 파시즘 창시자 베니토 무솔리니가 세운 나치 괴뢰정부 '살로 공화국'도 이 지역에 있었다.
이런 이유로 북부에서는 최근까지도 전쟁 때 사용된 폭발물이 발견돼 군 당국이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뇌관 해체 작업을 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