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분석…"GDP 기준 3.3조원 경제적 효과"
재계 일각 "경영 정책 제안 대신 새 정부 찬양 움직임" 지적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할 경우 매년 1조8천억원의 관광 수입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청와대 개방 시 연간 최소 2천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은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부실하게 정책을 발표했다"고 지적한 상황에서 전경련이 더 높은 경제적 효과 분석 결과를 내놓으면서 신뢰성에 대한 논란도 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김현석 부산대 교수에 의뢰한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대한 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를 30일 발표했다.
김 교수는 청와대를 일반인에게 전면 개방할 경우 국내외 관광객 유치 효과는 청계천 복구 이후의 방문객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청계천은 복원 공사를 거쳐 2005년 10월 일반에 공개됐고, 공개 후인 2005~2015년 청계천 방문객 수는 연간 1천740만명에 달했다.
김 교수는 청와대의 경관이 수려할 뿐 아니라 역대 대통령이 근무한 곳이라 특수 가치를 지니고 있고 전면 개방 시 경복궁 지하철역에서 경복궁, 청와대를 거쳐 북악산으로 가는 등산로가 개방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청와대와 용산 청사를 연결한 관광상품을 개발할 경우 전·현직 대통령이 근무하는 곳을 한꺼번에 볼 수 있어 외국인 관광객 수요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청와대 전면 개방으로 국내외 관광객이 연간 1천670만명(국내 1천619만명·해외 51만명) 방문하고, 관광 수입이 1조8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청계천 연간 방문 인원을 기준으로 고려하되 기존 청와대 연간 방문 인원(69만명)을 차감해 순증 효과를 추산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해 정부와 국민 간의 소통을 확대할 경우 상호 간 정보 교류가 활성화되고, 제도적 신뢰가 증대될 계기가 마련돼 정부 정책의 효율성도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김 교수는 국민의 제도적 신뢰 증대로 경제 주체들의 경제 활동이 촉진되면서 경제적 효과는 2020년 GDP(국내총생산) 기준 1조2천억원에서 3조3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대통령 관저를 국민에게 개방했던 우루과이 수준으로 GDP가 상승한다고 가정한 결과다.
김 교수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비용이 아닌 투자의 관점에서 조망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국가의 효율성을 높이고 국민 편익을 증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전망치보다 높은 경제적 효과가 나온 이유에 대해 "관광연구원은 경복궁 관광객을 기준으로 삼고, 해외 관광객을 제외했다"며 "한경연 보고서는 청계천 관광객을 기준으로 해외 관광객도 포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부활'의 기회를 엿보는 전경련이 일방적으로 새 정부 편들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대한 지원사격 차원이라는 것이다.
전경련은 1961년 설립 후 대기업을 대변하는 재계의 '맏형' 역할을 했지만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려 '비선단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위상이 급추락했다.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이 탈퇴하면서 규모가 크게 축소된데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해외 순방 경제사절단과 청와대 신년회, 여당 주최 경제단체장 신년간담회 등에서 배제되면서 '전경련 패싱'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단체는 기업 경영 환경 개선이라는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사회적 논의가 이뤄지는 사안에 대해 무조건적인 새 정권에 대한 지지 차원의 자료를 낸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단체 역할을 망각한 행동으로 경제단체 신뢰도까지 떨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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