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Q&A] '희미한 희망' 비친 5차 평화협상

입력 2022-03-30 14:47   수정 2022-03-30 15:08

[우크라 침공 Q&A] '희미한 희망' 비친 5차 평화협상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29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5차 평화협상을 진행했다.
약 4시간 만에 종료된 협상 이후 양측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면서 이견을 어느 정도 좁힌 것이 아니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음은 이번 협상과 관련해 영국 매체 더타임스의 문답식 해설과 전망이다.


-- 평화협상이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 양측의 입장차가 여전히 크지만 일부 핵심 문제에는 진전을 이뤘다는 신호가 나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는 최소 우크라이나가 안전보장을 대가로 헌법에 명시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의향을 포기한다는 뜻이다.
러시아는 당초 침공 명분으로 내세웠던 '탈나치화' 요구를 포기하고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을 허용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는 보도가 나왔다.
탈나치화는 우크라이나 내의 극우 민족주의 세력을 제거하는 일로 우크라이나의 친서방 현 정부를 교체하는 뜻으로 해석된다.
5차 협상에서 우크라이나는 자국에 대한 안보가 보장된다면 러시아가 요구하는 중립국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제안했고, 러시아 측도 우크라이나가 나토는 아니지만 유럽연합(EU) 가입은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 우크라이나가 중립국화가 되면 어떤 모습일까.
▲ 우크라이나는 나토에는 가입을 안 했지만 EU 회원국인 오스트리아나 핀란드, 스웨덴 모델을 러시아가 제시하자 거부한 바 있다. 설사 받아들인다고 해도 상황이 달라 똑같이 적용하긴 어렵다.
독일 나치의 지배를 받다가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에 분할 점령된 뒤 독립한 오스트리아는 전후 헌법에 기반해 엄격한 군사 중립을 지키고 있다. 스웨덴이나 핀란드는 나토와 협력관계가 긴밀하고 이웃 북유럽 국가와 상호 방위 조약을 맺었다.
우크라이나는 군사력을 제한하는 방법엔 회의적이지만 나토 조약 5조만큼 강력한 안전 보장을 대가로 자국 영토에 외국군 주둔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선택엔 열려있다.
우크라이나가 EU에 가입하게 된다면 '이론적으로는' 집단방위를 명시한 조항 적용을 받게 된다. 다만 이 조항은 실효성이 의문이며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은 긴 여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


-- 우크라이나가 한반도처럼 분단될까.
▲ 제일 어려운 질문 중 하나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소련에서 독립했을 때 형성된 국경에 대해 불가침 원칙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국경은 이미 침범당했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무력합병하고 침략 수시간 전 동부 돈바스 지역의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독립을 일방적으로 승인했다.
수도 키이우나 북부지역, 미콜라이우 등지에서는 전선이 교착상태에 빠졌지만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 내 우크라이나군을 물리칠 가능성이 있다. 한가지 선택지는 우크라이나가 영토 주권을 유지하면서 일부 지역(돈바스)은 양보하는 현실적 중간지점을 택하는 것이다.
터키는 중국이 영국에 홍콩을 100년간 할양한 것처럼 돈바스와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할양하는 중재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런 중간지점은 결국 마치 '동결된 분쟁'과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양국 모두 영토의 영구적 지위에 대한 까다로운 결정을 최소한 미룰 수는 있다는 뜻이다.

-- 휴전이 성사된다면 계속 지켜질까.
▲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러시아의 말은 신빙성이 낮다.
이미 자신들과의 약속을 두 번이나 어겼기 때문이다. 1994년 러시아·미국·영국이 우크라이나의 핵무기 반환을 조건으로 안전 보장을 약속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와 2015년 돈바스 지역의 휴전을 약속한 민스크 협정이 그것이다.
러시아와 맺게 될 세 번째로 합의의 실효성은 결국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얼마나 보호할 뜻이 있는지에 달렸다. 향후 러시아의 재침공을 막을 억지 수단은 압도적인 군사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안전보장은 딜레마로 작용한다.
서방은 확전을 우려해 러시아와 직접적인 무력 충돌과 이에 수반하는 핵전쟁 위협을 피하고 있지만 군사적 역할에 대해 여전히 압박받고 있다.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확실히 약속할 수 있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다면 이에 위협을 느낀 푸틴 대통령이 할 테면 해보란 식으로 도전할 수 있다. 반대로 소극적으로 대처한다면 우크라이나는 첫 번째 침공에서의 어리석은 실패를 만회하려는 러시아의 두 번째 침략을 받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kit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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