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와 직원들 끊임없는 복구…2015년 이후 사이버 방어 강화
머스크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 서비스도 한몫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러시아 침공으로 우크라이나는 말 그대로 전쟁터가 됐다. 수백만 명의 시민들은 국외가 아니면 지하로 대피했다. 주요 도시에서는 전기가 끊기고 물이 나오지 않는 등 인프라는 붕괴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전황은 소셜네트워크(SNS) 등을 통해 전 세계에 퍼지고 있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수도 키이우에서 전세계를 향해 화상연설을 하며 지원을 끌어모으고 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사이버보안 전문가인 루카즈 올레닉은 "인터넷과 휴대전화 네트워크가 작동한다는 사실은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서 인터넷이 유지되는 비결을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주요 도시를 포함한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전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터넷이 연결된다. 매일 일시적으로 인터넷이 끊기기는 하지만 금세 복구된다.
이는 전문가들의 지원과 백업 작업 덕분이라고 WP는 분석했다.
우선 러시아의 공격을 받아 인터넷이 다운되면 우크라이나 인터넷 사업자는 고장 난 지역에 직원들을 즉시 보내 복구한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정보통신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통신 직원들은 이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24시간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사업자 크이우스타는 손상된 시설 수리를 위해 현장에 엔지니어들을 보내는 것은 물론 200개 이상 피난처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트워크 모니터링 업체 켄틱의 인터넷 분석 책임자 더그 메이도리는 "우크라이나에 인터넷 인프라가 잘 발달해 있으며, 같은 지역을 커버할 수 있는 많은 통신망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백업 플랜으로 일론 머스크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서비스도 도움을 주고 있다.
페도로프 장관이 지난달 머스크에 지원을 요청하는 트윗을 날렸고 머스크는 이에 화답했다. 우크라이나는 수천 개의 스타링크 단말기를 받아 위성으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위성 서비스는 일반 인터넷보다 빠르지만 않지만 백업용으로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다. 페도로프는 "스타링크의 서비스 질은 매우 훌륭하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일부러 통신망에 대한 공격은 자제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방비와 군사비를 연구하는 미국 기업연구소 존 페라리 연구원은 "러시아도 우크라이나를 점령한 후 인프라를 사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여겼고, 자신들의 교신을 위해서도 인터넷과 휴대전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라 말했다.
과거 공격당한 경험은 현재의 약이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사이버공격도 무난히 막아내고 있는데, 2015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력회사를 해킹해 수만 명의 전기 공급을 차단한 이후 우크라이나는 사이버 방어에 힘을 쏟았다.
러시아 침공 초기 위성 인터넷 사업자 네트워크에 대한 해킹을 포함한 러시아의 사이버공격은 전문가들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덜 파괴적이기도 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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