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영국 산부인과에서 의료진이 조금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했더라면 지난 20년간 200명이 넘는 신생아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는 조사 결과 보고서가 30일(현지시간) 나왔다.
국민보건서비스(NHS) 트러스트가 운영하는 잉글랜드 서부 슈루즈베리와 텔포드 병원에서 2000∼2019년 사산하거나 신생아 또는 산모가 숨진 1천600여건의 사고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AP, AFP 통신이 전했다.
출산 전문가인 도나 오켄든이 작성한 보고서는 사산아 131명과 신생아 70명, 산모 9명은 병원에서 더 나은 치료를 받았더라면 죽음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저자는 사고가 발생해도 병원이 제대로 된 조사도 하지 않았고, 실수에서 배우려 하지 않았으며, 결국 개선에도 실패해 "많은 가족에게 비극과 인생을 바꾸는 사건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어떤 경우에는 일찌감치 제왕절개를 했더라면 아기나 산모가 숨지거나, 다치는 일은 없었을 텐데 병원은 제왕절개 비율을 낮게 유지하려고 자연분만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제 막 태어난 아기의 심장박동수를 제대로 관찰하지 않은 사례도 반복적으로 확인됐고, 분만 중에 산모에게 필요한 약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은 사례도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지드 자비드 보건부 장관은 의회에서 "이 보고서는 당신과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도왔어야 할 서비스가 실패했음을 보여준다"며 "엄청난 고통을 겪은 모든 가족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자비드 장관은 현재 경찰이 600여건의 관련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소개하면서 이처럼 심각한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데 책임이 있는 이들을 추궁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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