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저승사자' 해외자산통제국장 법무팀장으로
미 로비스트 '우크라 러시'…무기중개부터 연설문 작성까지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의 전직 관료와 로비스트들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속속 영입되고 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 정부에서 러시아 제재 집행을 맡아온 전직 관리들을 책사로 영입했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국대리인등록법(FARA)에 따라 당국에 신고된 내용을 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미국에서 자국을 대변할 법무팀으로 주로 상류층을 상대해온 국제로펌 '모리슨 앤드 포어스터'를 선정했다.
이 로펌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위한 조언 역할을 맡긴 변호사 5명 중에는 전직 대러시아 제재 책임자들이 주목된다.
우크라이나 법무팀을 이끄는 변호사는 존 스미스 전 해외자산통제국(OFAC) 전 국장이다.
OFAC는 금융 정보를 수집해 분석하고 미국의 국가안보 수호, 대외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금융, 무역 제재를 집행하는 미국 재무부 소속 기구다.
악시오스는 외국을 겨냥한 미국의 제재 대부분을 이 기구가 관할한다고 설명했다.
스미스 전 국장은 2018년까지 OFAC에서 근무했으며 2014년 크림반도 병합에 따른 대러시아 제재를 감독했다.
우크라이나 법무팀에 가세한 또 다른 변호사인 안드레아 델리시도 2021년 초까지 OFAC에서 대러 제재를 담당했다.
우크라이나 법무팀은 제재체계 분석, 새 정책의 맥락 설명, 미국 정부의 개입 보조, 새로운 상황에 대응책 조언 등을 담당하기로 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프로보노(공익을 위한 무료봉사) 방식으로 팀을 운영하고 사후 비용도 부담하기로 했다.
악시오스는 우크라이나가 대러 제재에 대미정책의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설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이 시작된 뒤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 여러 형태의 제재를 촉구해왔고 일부는 수용됐다.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등은 수출규제, 무역 최혜국대우 박탈, 국제금융망 배제, 러시아 중앙은행 보유외환 동결 등 제재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워싱턴DC에서는 많은 로비스트가 우크라이나 정부에 몰려들었다.
악시오스는 우크라이나의 대미정책 목표가 미국 워싱턴DC에서 채용한 다른 일부 인사에게서도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최근 소형무기 거래를 중개 받으려고 워싱턴DC 인근에 있는 한 변호사의 도움을 구했다.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 대표부는 미국 여당인 민주당의 전략 수립에 관여하는 정치 컨설팅 업체 SKDK니커보커에 연설문 작성을 의뢰하기도 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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