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코로나 피해 금융지원안에 '배드뱅크' 급부상

입력 2022-03-31 12:01   수정 2022-03-31 13:34

새 정부의 코로나 피해 금융지원안에 '배드뱅크' 급부상
안철수, 인수위 분과별 보고 자리서 '배드뱅크' 검토 주문
소상공인공단·정부·은행 공동출자 방안도 제시
1997년 등 금융위기 때마다 부실채권정리·채무조정 역할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31일 윤석열 당선인의 '외환위기 당시 긴급구제식 채무 재조정 추진' 공약의 실현 방안으로 '배드뱅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주문함에 따라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안 위원장은 이날 분과별 업무보고에서 "소상공인진흥공단, 정부, 은행이 공동 출자하는 일종의 '배드뱅크'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앞서 제시한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금융지원 공약에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의 긴급구제식 채무 재조정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배드뱅크는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채무 재조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특별기금 또는 은행(기구)을 가리킨다.
배드뱅크를 설치한다면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금융지원과 관련한 주체가 공동으로 출자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안 위원장도 이날 소상공인진흥공단, 정부를 출자 주체로 제시했다.
은행은 소상공인 대출 가운데 부실채권을 배드뱅크에 양도(매각)하고, 배드뱅크는 소상공인 채무자의 상황에 따라 채무를 재조정해주고 연착륙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구조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빚으로 버텨온 소상공인이 대거 재기 불능 상태에 빠지고 잠재부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것을 막자는 것이다.
올해 1월 말 현재 코로나19 피해로 만기 연장과 상환유예가 적용된 대출 잔액은 133조4천억원으로 대상자가 55만4천명에 달한다.

윤 당선인이 공약에 표현한 대로 배드뱅크는 'IMF 위기'를 비롯한 다양한 금융 위기 국면에서 부실채권 정리에 활용돼왔다.
1997년 외환위기 발생 후 김대중 정부는 기업 부실채권을 정리하기 위해 '부실채권정리기금'을 설치해 부실채권 약 148조원을 정리했다.
노무현 정부 때에는 '한마음금융', '희망모아 유동화 전문'이 신용카드 대란 이후 신용회복 지원을 위해 설치됐다.
이명박 정부 당시 금융소외 계층을 지원하는 '신용회복기금', 박근헤 정부 당시 가계부채 종합대책으로 추진한 '국민행복기금'도 배드뱅크 사례다.
배드뱅크 설립방안은 윤 당선인의 경제정책통으로 꼽히는 윤창현 의원이 앞서 전날 국회에서 개최한 토론회에서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발표자로 나선 이재학 신한은행 고문은 "소상공인, 정부, 은행 모두가 윈윈(Win-Win) 하면서 코로나 상황을 타개하고자, 소상공인 대출 관리기구를 통한 선순환 구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소상공인 대출 관리기구는 배드뱅크를 가리킨다.
윤 의원은 토론회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배드뱅크 설치·운영방안을 인수위에 적극적으로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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