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세계총회 유치·ICAO 이사국 선거 지지 요청도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정부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와 교통 인프라 협력 확대를 위해 외교전에 나섰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황성규 2차관을 단장으로 한 인프라 협력 대표단은 이날부터 5일까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찾아 고위급 면담을 연달아 진행한다.
먼저 대표단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로나이셍 교통부 차관을 만나 양국의 첨단교통, 철도, 항공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양국은 지능형교통체계(ITS) 분야에서 협력 기반을 확대하고 기술과 경험 공유를 한층 강화하는 내용의 '한-싱가포르 지능형교통체계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국은 ITS 및 자율주행차·전기차와 관련한 계획·정책·표준 등에서 협력하고 지속가능한 교통계획 수립을 위해 공동 노력하는 한편 협력 사업을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에서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을 선도하는 국가다. 그랩(Grab)과 같은 모빌리티 글로벌 기업이 본사를 두고 있으며,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도 교통 분야 미래사업 발굴 차원에서 활발한 교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일례로 현대자동차그룹은 싱가포르 주롱 혁신단지에 연면적 약 9만㎡ 규모의 미래 모빌리티 혁신 테스트베드를 연말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대표단은 싱가포르 측에 2026년 ITS 세계총회의 강릉 유치를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매년 열리는 ITS 세계총회는 교통 수단·시설에다 정보기술(IT)을 융·복합한 첨단 교통기술을 선보이는 장이다. 싱가포르는 ITS 세계총회 개최지 선정과 관련해 투표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대표단은 우리 기업이 수주해 2024년 완료를 목표로 구축 중인 철도종합시험선로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고, 향후 예상되는 철도 사업에도 우리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싱가포르 측에 요청했다.
우리나라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이사국 8연임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지지해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2001년 ICAO 이사국으로 처음 선출된 뒤 현재 7연임 중이며, 올해 제41차 총회와 함께 열리는 이사국 선거에서 8연임에 도전한다.
대표단은 2일 자율주행자동차 연구센터(CETRAN)를 방문해 싱가포르에서 추진하는 미래 자율주행 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한국 기업과의 협력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4일에는 말레이시아로 이동해 다뚝 이샴 이삭 교통부 차관과 만나 향후 발주 예정인 철도 등 주요 인프라 사업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참여 방안을 협의한다.
구체적으로 우리 기업이 성공적으로 수행 중인 MRT 2호선 전동차 사업을 언급하며 MRT 3호선 사업에도 추가로 참여해 양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하길 바란다는 뜻을 전달할 계획이다.
MRT 3호선 사업은 쿠알라룸푸르 중심부를 순환하는 노선을 신설하는 것으로, 올해 3분기 입찰공고가 예정돼있다.
아울러 대표단은 말레이시아의 ITS 업무 소관 부처인 공공사업부와 양국 전문가, 정책담당자가 참석하는 '한-말레이시아 ITS' 세미나를 열어 ITS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황 차관은 말레이시아 현지 진출기업인들을 격려하고 애로 사항을 청취하는 간담회도 한다.
황 차관은 "자율주행차, 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C-ITS),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교통 분야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전방위적인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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