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외무 "두 번째 무대 위해 일하고 있어…양국 외무장관에게 연락"
"중립국화 관련 양측 이해 이뤄져…비나치화·탈군사화는 상대적으로 덜 다뤄"
러 재벌 아브라모비치 관련 "지도자 간 비공식 채널"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회담을 중재하고 있는 터키가 "2주 안에 양국 외무 장관 간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31일(현지시간) 터키 현지 'A 하베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두 번째 무대를 위해 일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두 번째 무대'는 지난 29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러시아·우크라이나 협상 대표단 회담에 이은 양국 외무 장관 간 회담을 뜻한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실무 대표단의 협상을 통해 합의되면 외무장관이 모여야 하고, 그 후에 양국 정상이 함께 만날 것"이라며 "우리는 외무장관이 모이는 두 번째 단계를 위해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30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에게 직접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라브로프는 중국에서 인도로 갈 것이라고 했고, 쿨레바는 양측이 모두 준비되면 이번에는 서방, 특히 우크라이나에서 그런 회담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중재자로서 정확한 회담 일자를 정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들은 약 1∼2 주 안에 고위급 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이스탄불 회담에서 논의된 의제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소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에 대해서는 양측의 이해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중립국 지위를 받아들이는 대신 자국의 안보를 보장받기를 원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어 사용에 대해서는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고, 우크라이나의 '비나치화'와 '탈군사화' 역시 상대적으로 덜 다뤄졌다"고 덧붙였다.
비나치화와 탈군사화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으로 러시아는 신나치 세력이 우크라이나 정부를 장악했다고 주장해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신나치 세력을 몰아내 비나치화를 달성하고 우크라이나군의 규모와 무장 수준을 대폭 축소하는 탈군사화를 이번 전쟁의 목표로 천명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이스탄불 회담장에 나타난 이유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국가 지도자들 간에 열려있어야 하는 채널이 있다"며 "그는 우리와 같은 편에 있고 개전 첫날부터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아브라모비치가 유용한 지점에 있다는 것을 안다"며 "공식 채널뿐 아니라 비공식 채널을 갖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며, 몇몇 사업가들이 이 과정에 기여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잉글랜드 프로축구단 첼시의 구단주이자 러시아 신흥재벌(올리가르히)의 상징적 인물인 아브라모비치는 막후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협상을 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그가 푸틴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점을 들어 푸틴의 '비밀 특사'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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