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서울=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차병섭 기자 =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에 포위된 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에 갇힌 민간인을 대피시키기 위해 피란 버스를 급파했으나 도시 접근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31일(현지시간)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를 열 준비가 됐다는 러시아 측의 통보를 받고 버스 45대를 지정된 장소로 출발시켰다고 밝혔다.
앞서 30일 러시아는 민간인을 대피시키겠다며 마리우폴에서 일시적 정전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자국군이 통제하는 베르댠스크를 경유해 마리우폴에서 내륙의 자포리자로 가는 인도주의 통로를 개설한다고 발표했다.
버스 45대는 1천명 이상 실어나를 수 있는 규모다.
이후 마리우폴 시의회는 성명을 내고 "17대의 버스가 마리우폴의 민간인을 대피시키기 위해 베르댠스크로 오고 있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성명에서 "경찰관과 재난구조대원이 동승한 버스 17대가 아침에 출발했으며, 총 45대의 버스가 베르댠스크에서 대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피란 버스는 오늘(31일) 베르댠스크에 도착해 내일(4월 1일)부터 마리우폴 주민을 대피시킬 예정"이라며 "개전 이후 현재까지 총 8만442명의 시민이 자포리자로 대피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베레슈크 부총리는 이날 오후 피란 버스가 러시아 검문소에 멈춰 서있다고 전했다.
베레슈크 부총리는 "45대의 버스가 자포리자를 출발해 베르댠스크로 향했으나, 그 사이에 있는 바실리우카 검문소에서 러시아 군이 버스를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을 받아 도시 대부분이 파괴돼 인도주의 위기가 가장 심각한 도시로 거론된다.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을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와 친러시아 반군이 점령한 동부 돈바스 지역을 연결할 육상 거점으로 보고 포위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인구가 40만 명이던 마리우폴은 무차별적인 폭격에 주택 대부분이 파괴됐을 뿐만 아니라 식량, 물, 전기 등의 공급도 끊겼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마리우폴에 갇혀 신음하는 민간인은 16만 명 정도라고 지난 28일 밝히기도 했다.
kind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