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뇌경색 후 5년 안에 심장에 여러 형태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리버풀 대학 심혈관 과학 센터(Centre for Cardiovascular Science)의 예방 심장병학 전문의 벤저민 버클리 교수 연구팀은 뇌경색 생존자는 5년 안에 관상동맥 질환, 심방세동, 심부전, 심실부정맥 등 심장 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31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2001~2021년 51개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은 뇌경색 환자 36만5천383명의 뇌경색 후 5년간의 전자 의료기록을 분석했다.
그 결과 뇌졸중 환자 중 11.1%가 뇌졸중 후 5년 안에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8.8%는 심방세동, 6.4%는 심부전. 1.2%는 심한 심실성 부정맥, 0.1%는 타코츠보 증후군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갑자기 혈전이 생겨 심근에 혈류 공급이 부족해지는 현상이다.
상심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타코츠보 증후군은 사랑하는 사람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별, 불안 등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심근경색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일본에서 처음 발견됐다. 타코츠보는 일본어로 '문어 항아리'라는 뜻으로 좌심실이 수축하면서 위쪽이 부풀어 오른 모양이 마치 문어를 잡을 때 사용하는 항아리와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다.
뇌졸중 후 5년 내 이러한 심장 합병증을 겪은 환자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도 심혈관 합병증을 겪지 않은 환자보다 현저히 높았다.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이 나타난 환자는 49%, 심방세동이 발생한 환자는 45%, 심부전을 겪은 환자는 83%, 심한 심실성 부정맥이 발생한 환자는 2.03배 높았다.
이 결과는 연령, 성별, 인종 등 교란변수(confounding factors)를 고려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뇌졸중 후 5년 내 심장 합병증이 발생한 환자는 급성 심근경색 발생률도 상당히 높았다. 5년 내 뇌경색 재발률도 다른 환자들보다 50% 높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뇌졸중-심장 증후군(stroke-heart syndrome)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미국 뇌졸중 협회 자문위원회 위원장이자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혈관 신경학 연구실장인 리 슈밤 박사는 신경 전문의와 심장 전문의의 협업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뇌졸중 협회(American Stroke Association) 학술지 '뇌졸중'(Stroke)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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