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미국 제치고 1위 부상…"글로벌 FDI 5분의 1 유치"
올해는 코로나 확산 속 '제로 코로나' 정책에 불확실성 증폭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지난해 외국 기업이 중국에 투자한 금액이 역대 최대인 400조원대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가 분석한 중국 외환관리국 통계에 따르면 작년 중국이 유치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전년보다 32% 늘어난 3천340억달러(약 406조원)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미국 등이 해외 생산시설을 본국으로 다시 이전하는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을 추진하는 데다 탈세계화 흐름이 거세지는데도 대중 투자가 이처럼 대폭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세계 FDI도 반등했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작년 1∼3분기 세계 FDI는 2019년 동기보다 4.3% 증가했다.
4분기에도 1∼3분기와 같은 추세였다고 가정하면 중국은 세계 FDI의 약 5분의 1을 끌어들인 것이라고 PIIE는 추산했다.
앞서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휘청거린 2020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FDI 유치국으로 부상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비교적 빨리 코로나19를 통제하고 경제 회복에 성공한 것에 힘입었다.
이런 상황은 지난해에도 비슷했다.
중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코로나19 영향을 많이 받지 않고 경제를 성장시켰다. 중국 시장은 중국에서 사업하는 많은 외국 기업에 계속 매력적인 곳이었다고 PIIE는 분석했다.
상하이에 있는 미국상공회의소가 중국에서 사업하는 300개 넘는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6∼7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년보다 투자를 늘렸다고 답한 곳은 60%에 이르렀다.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미국 제조업체의 72%는 향후 3년간은 생산시설을 중국 밖으로 옮길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의 조사에서도 결과는 비슷했다. 중국에서 사업하는 600곳 가까운 유럽 기업 가운데 9%만 기존 또는 계획했던 투자를 중국 바깥으로 이전할 계획이었는데 이는 이제까지 가장 낮은 비율이다.
게다가 중국의 수출 증가세는 세계 수출 증가를 훨씬 상회했다고 PIIE는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세계무역기구(WTO)는 2021년 세계 상품 무역이 10.8%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중국 상품 수출은 30% 가까이 늘 것으로 봤다. 이는 지난해 세계 수출에서 중국의 비중이 17% 이상으로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중국에서 사업하는 외국계 기업은 지난해 중국이 수출한 상품 수출액 3조3천억달러(약 4천13조원)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중국이 외국 기업의 비즈니스 환경을 꾸준히 개선한 것도 중국에서 외국인 투자가 급증한 이유의 하나다.
중국 정부는 외국 기업의 투자를 제한하는 이른바 '네거티브 리스트'를 계속 축소해왔다. 네거티브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분야는 투자가 허용된다.
투자 규제 완화 이후 중국 금융 분야의 외국인투자 금액은 2018년 176억달러에서 지난해 235억달러(약 29조원)로 늘었다.
중국 외환관리국이 집계한 FDI는 상무부 통계와 달리 금융 분야의 외국인투자 등이 포함돼 범위가 넓다.
다만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속에 중국의 엄격한 방역 정책으로 경제성장률이 많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대중 FDI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선전에 이어 상하이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된 가운데 모건스탠리는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5.1%에서 4.6%로 대폭 하향했다.
외국 기업들은 대중 투자를 많이 늘려왔지만, 상하이 봉쇄 등의 영향을 직접 받고 있다. 최근 테슬라가 상하이 공장 생산을 잠정 중단한 것이 대표적이다.
봉쇄 지역 확대와 장기화로 중국에서 수송 지연 등 공급망 병목현상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외신은 전망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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