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원전 운영사, 러시아 병력 방사선 피폭 가능성 공식 제기
IAEA 사무총장 "체르노빌 지원 업무, 가능한 한 빨리 지휘할 것"
(이스탄불·제네바=연합뉴스) 김승욱 임은진 특파원 = 우크라이나 측이 러시아군으로부터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의 통제권을 넘겨받았다고 밝혔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 운영기업인 에네르고아톰은 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 국가방위군 대표와 러시아 국영 원자력 기업인 로사톰 대표가 서명한 '체르노빌 원전의 보호 및 이전 합의서'를 공개했다.
합의서에는 "시설 관리 주체(에네르고아톰)는 러시아 국가방위군과 관련해 어떤 요구도 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으로부터 체르노빌 원전의 통제권을 이양받았음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체르노빌 지원 업무를 가능한 한 빨리 지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것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일련의 원자력 안전 및 보안 임무 중 첫 번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와 협의를 위해 칼리닌그라드를 방문 중인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으로 돌아와 기자 회견을 열 예정이다.
체르노빌 원전은 1986년 4월 역사상 최악의 원전 폭발 사고를 겪은 곳으로, 현재 모든 원자로의 가동은 중단됐으나 사용 후 핵연료를 냉각 시설에 보관 중이다.
에네르고아톰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일부 러시아 병사의 방사선 피폭 가능성을 공식 제기했다.
에네르고아톰은 "접근금지 구역에서도 가장 오염이 심한 '붉은 숲'에서 러시아군이 건설한 참호와 진지에 대한 정보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붉은 숲은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 이후 방사선에 피폭된 소나무들이 붉은색으로 변색해 고사한 지역으로, 이곳 지표의 시간당 방사선량은 세계 평균의 5천 배 이상에 달한다.
에네르고아톰은 "방사선에 피폭 증세가 나타난 침략자들이 혼란에 빠진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그 결과 러시아군 사이에서 폭동이 일어날 뻔했다"고 주장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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