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연합(EU) 등에 러시아 가스구매대금 결제를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로 하라고 대통령령으로 강제한 첫날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스공급은 끊기지 않고 그대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가스를 유럽으로 공급하는 3대 주요 파이프라인 중 발트해를 건너는 노르트스트림 1과 우크라이나와 슬로바키아를 거쳐서 오는 2개 파이프라인은 정상적으로 가스를 공급 중이다.
반면에, 벨라루스를 거쳐 오는 야말-유럽 파이프라인의 경우 방향이 뒤바뀐 상태다. 이는 독일에서 폴란드로 가스가 흐르고 있다는 의미이지만, 드문 일은 아니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이 전날 서명한 대통령령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EU 27개 회원국 등 러시아가 지정한 비우호국은 러시아 은행에 가스대금 결제를 위한 계좌를 개설해야 하고, 새로운 결제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가스 공급계약이 중단된다. 한국도 러시아의 비우호국으로 지정돼있다.
푸틴 대통령이 가스 구매대금을 루블화로만 결제받겠다고 밝힌 이후 유럽 가스 가격은 7∼10% 상승했다.
한편, 비우호국들이 가스대금 계좌를 개설해야 할 은행으로 지정된 러시아 가스프롬 은행은 이날 고객들에게 가스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는 방법에 대해 안내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가스프롬은 이날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새 결제 방식에 대한 통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의 설명에 따르면 유럽 고객들은 유로화와 루블화 계좌를 각각 개설해야 하며 가스프롬 은행이 환전을 맡게 된다.
유럽 국가들은 여전히 러시아의 요구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바바라 폼필리 프랑스 생태장관은 "기업들이 여전히 유로화로 가스대금을 결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는 계약 위반이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독일 정부는 이날 결정을 내리기 전 세부사항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덴마크는 이를 규탄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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