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불만 고개들자 중국 매체들 잇달아 '제로 코로나' 옹호

입력 2022-04-02 09:49  

봉쇄 불만 고개들자 중국 매체들 잇달아 '제로 코로나' 옹호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몸살을 앓자 관영 매체들이 잇달아 '제로 코로나' 정책을 옹호하고 나섰다.
선전에 이어 상하이까지, 중국 경제를 책임지는 대도시마저 봉쇄되고 강제 검사와 격리가 일상이 되며 불만이 터져 나오자 중국의 방역 정책이 옳다는 것을 강조하며 여론 다독이기에 나선 것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달 28일 중국의 코로나 방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역할을 강조하며 인민의 삶을 보호하려는 시 주석의 비전과 노력을 칭송했다. 이날은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가 동서로 양분돼 순환 봉쇄에 들어간 첫날이다.
이어 31일에는 관영 통신 신화사가 논평을 통해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두 매체의 보도는 다른 대부분의 관영 매체에서 받아 썼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일 "이들 기사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 여전히 중국의 최선의 선택지임을 강조했다"며 "시 주석이 올 가을로 예정된 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시 주석의 주요 정치적 유산으로 내세우려 한다"고 전했다.
신문은 그러나 "여전히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지지가 있긴 하지만, 최근의 확산세 속에서 선전과 상하이가 봉쇄되면서 소셜미디어에서는 엄격한 방역 정책에 대한 불만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중국의 몇몇 전염병 전문가들도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높은 전염성을 지적하면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앞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지난달 17일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빗대며 "매우 매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신화사는 지난달 31일 논평에서 크루그먼 교수의 발언을 직접 겨냥하지는 않았으나 누적 감염자와 사망자가 각각 8천여만명, 97만여명인 미국의 상황은 일부 서방국가의 방역 정책이 잘못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또 선전시가 정확한 방역과 통제의 좋은 예라고 칭찬하면서 중국이 여전히 대규모 감염과 공급망 교란 없이 팬데믹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NYT의 또 다른 기사를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방역 성과는 당 고위 간부들에 대한 주요 평가 지표라고 말한다.
구쑤 난징대 정치학과 교수는 SCMP에 "중국 정부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간부에게 방역 실패는 경력에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현재 상하이시가 바이러스 억제를 위해 분투하는 상황에서 승진 대상으로 거론되는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많은 이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컨설팅기업 테네오의 가브리엘 윌다우 이사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은 '적은 코로나' 정책으로 조용히 변하고 있으며, 이제는 감염자 수가 아니라 방역 과정에서의 혼란이 방역의 성패를 가늠하는 주요 잣대가 되고 있다고 봤다.
그는 "홍콩의 병원에서 목격한 일(병상·영안실 부족 등)이나 중국 시안에서 벌어진 물류 실패와 같은 혼란을 막는 것이 핵심"이라며 "안정이 유지된다면 시 주석은 감염자가 평소보다 많아도 방역 정책이 성공했다고 여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