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의회 통과 실패하면서 자금 부족 봉착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에서 의료보험 미가입자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치료비 지원이 중단됐고 백신 접종비 지원도 곧 끊길 예정이다.
CNN 방송은 코로나19 검사나 치료를 받은 의료보험 미가입자의 비용을 약국이나 의원, 병원 등에 보전해주는 미 연방정부의 프로그램이 지난주부터 중단됐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프로그램에 쓰이는 자금이 고갈된 탓이다.
또 오는 5일부터는 의료보험 미가입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비용을 변제해주는 청구도 접수가 중단된다.
CNN은 이 프로그램이 종료됨에 따라 3천100만명에 달하는 의료보험 미가입자들이 코로나19와 싸우는 일이 더 어려워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일부 무료 서비스는 여전히 운영되지만 의료보험이 없는 많은 미국인은 앞으로 코로나19 검사나 치료를 받으려면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신의 경우 연방정부가 이미 구매했기에 백신 자체는 앞으로도 무료로 제공되지만 병·의원이나 약국은 접종 비용을 청구해 왔다.
이 프로그램은 당초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초기에 도입됐다. 의료보험 미가입자도 의료 서비스를 받도록 하고 이를 통해 코로나19의 확산을 막자는 취지였다.
이를 통해 지난달 초까지 5만개가 넘는 병·의원과 약국이 190억달러(약 23조2천억원)에 달하는 의료비를 보전받았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 가운데 약 61%가 검사비 보전에 쓰였고 약 31%는 치료비, 나머지 8%가 백신 접종에 쓰였다.
당초 미 백악관은 지난달 무보험자를 위한 예산 15억달러를 포함한 225억달러(약 27조4천억원) 규모의 코로나19 보조 자금 예산을 요청했지만 의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이후 156억달러(약 19조원) 규모의 코로나19 구제 예산안을 새로 마련했지만 여기에는 무보험자에 대한 추가 지원 용도로 특정된 예산은 담기지 않은 상태다.
의료 시민단체인 '패밀리스 USA'의 정책 분석가 오드리 리처드슨은 "일부 환자들은 결국 목숨을 살리는 백신이나 치료제를 구하지 못하거나, 어떤 유형의 코로나19에 노출됐는지 파악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취약계층에 해를 끼치고 코로나19에 대한 보호망을 약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 업계를 대변하는 몇몇 단체들은 유럽과 아시아에서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BA.2 확진자가 증가하는 만큼 중단된 정부의 지원 활동을 되살려야 한다고 의회를 압박하고 있다.
의료보험 미가입자에 대한 예산을 운용하는 미 보건자원서비스국(HRSA)의 대변인은 이 프로그램이 팬데믹 기간 중대한 역할을 하며 수백만명의 미국인에게 혜택을 줬다며 "이를 종료하면 중요한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에 불평등을 가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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