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참전비 헌화…"한반도 상황 엄중…대북정책 원칙있게 추진"
"北 실질적 비핵화 나서면 대북지원·경제협력 등 인센티브 고려"
"바이든 아시아 방문 시 자연스럽게 한미정상회담 개최 기대"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한미·대북 정책을 미국 측에 설명하고 조율하기 위한 한미 정책협의 대표단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 도착, 미국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단장인 박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워싱턴DC 덜레스 공항에 도착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문성을 중심으로 (미국과의) 내실 있는 정책 협의를 위해 7명이 왔다"고 대표단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행정부와 의회, 싱크탱크에 계신 분들과 한미 동맹을 정상화하고 양국 관계를 튼튼한 기반 위에 올려놓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대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한국의 신정부에 대해 미국 측이 상당한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는 등 한반도 안보 상황이 엄중하다. 미국의 안보 공약을 확인하고 한미 동맹을 포괄적인 전략 동맹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심도 있게 논의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의 친서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할 예정인 대표단은 당선인의 메시지와 관련해선 "한반도 안보 상황이 엄중하고, 한국과 미국이 동맹으로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지역 그리고 글로벌한 문제에 대해 같이 협력해야 할 현안이 많다"며 "거기에 대해 포괄적인 전략 동맹을 다질 수 있는 주제를 놓고 실질적 협의를 해오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강경 노선으로 선회 가능성이 거론되는 차기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대북 정책은 원칙 있게 할 것"이라며 "상식이 통하는 남북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만약 이런 비핵화에 실질적으로 나서면, 우리가 대북 지원이나 경제 협력을 할 수 있는 인센티브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부연했다.
박 의원은 "(차기 정부와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비핵화가 북한이 선택해야 할 길이라는 방향을 공통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로드맵, 북한이 어떤 조처를 해야 할지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바텀업' 방식(상향식) 대북 정책에 대해선 차기 정부도 동일한 입장이라며 "(북핵 문제는) 정상들이 갑자기 결정한다고 풀리는 그런 문제는 아니다"라며 "북한의 핵 문제는 현실적이고, 검증 가능한 로드맵을 만들고 그를 바탕으로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내달 일본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진 쿼드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개최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정상회담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한미 관계를 돈독히 하는 차원에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이야기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도 아시아 방문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렇게 되면 한미 정상회담도 자연스럽게 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에 대해선 "제가 말씀드릴 수는 없다"며 "기회가 있으면 또 말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편 대표단은 이날 오후 방미 첫 일정으로 워싱턴 DC에 있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둘러보고 헌화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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