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인 1천여 명, 멕시코 북부 티후아나서 미국 입국 기다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가려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멕시코 북부 국경으로 몰려들고 있다.
미국 샌디에이고와 맞닿은 멕시코 티후아나에는 미국에 망명을 신청하려는 우크라이나인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난민들은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천막을 치거나 바닥에 담요를 깔고 머물며 미국행 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다.
티후아나 이민업무 관계자는 현재 우크라이나인 600여 명이 천막생활 등을 하면서 대기 중이고, 티후아나 곳곳 숙박시설에 머무는 이들도 500명가량 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이들 중 40%가량은 어린아이들이다.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가려는 우크라이나인들은 지난해부터 이미 증가 추세였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더 가파르게 늘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피란민 10만 명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아직 난민 수용을 위한 구체적인 절차도 마련되기 전이라 다급한 우크라이나인들은 멕시코에 관광 비자로 들어온 후 육로로 미국행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은 국경에 도착한 우크라이나인에게 1년간의 인도적 미국 입국을 허용한다.
다만 입국 가능 인원이 제한적이어서 멕시코서 대기하는 이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로이터는 하루 100명가량의 우크라이나인이 국경을 넘는다고 전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일 오전 티후아나에서 미국 입국 차례를 기다리는 우크라이나인들의 명단이 1천200여 명에 달하며, 매시간 수십 명이 새로 도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멕시코 국경에 모여든 우크라이나 난민 중엔 잠시 전쟁만 피하려는 이들도 있고, 아예 미국서 새 삶을 살려는 이들도 있다.
딸, 2살 손자와 함께 7일 전에 우크라이나를 떠나 티후아나로 온 발렌티나는 WP에 "미국에 2주 정도 머물려고 한다. 전쟁이 끝났다는 소식이 들리기만 하면 곧바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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