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외교부장, 필리핀 외교장관과 회담서 언급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이 필리핀을 향해 양국관계와 남중국해의 안정을 해쳐서는 안 된다며 쓴소리를 했다.
4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안후이성 툰시에서 가진 테오도로 록신 주니어 필리핀 외교장관과의 회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왕 부장은 "부당한 조치로 양국관계와 남중국해의 안정을 방해하거나 해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리핀과 미국이 필리핀 북부 해역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연례 합동 군사훈련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왕 부장은 이어 "중국은 시종일관 필리핀을 주변국 외교의 우선순위에 두고 선린우호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양국은 방해를 배제하고, 냉정하고 적절하게 이견을 통제해 양국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남중국해 행동선언(DOC) 채택 20주년을 계기로 평화와 안정에 대한 공감대를 모아 남중국해 행동준칙(COC) 협상을 가속화하고, 남중국해를 평화와 협력의 바다로 만들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은 2002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막기 위해 DOC를 채택했고, 이어 선언의 구속력 있는 이행방안인 COC 제정을 위한 협상을 진행해왔다.
이에 대해 록신 장관은 "양국 관계가 나날이 성숙해지면서 실질적으로 협력해 지속적인 이익을 가져오고 있다"고 말한 뒤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과 소통을 강화하고 공동으로 노력하기를 원한다"고 답변했다.
미군과 필리핀군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 견제 차원에서 지난달 28일부터 연례 합동 군사훈련인 '발리카탄'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훈련에는 미군과 필리핀군 총 8천900명이 참가하며 수륙양용 공격 차량이 대거 동원되고 실제 화력 훈련도 이어진다.
중국은 지난달 31일 훈련 장소와 가까운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H-6 폭격기, J-10 전투기, J-16 전투기, KJ-500 조기경보기 등 군용기를 대거 들여보내 무력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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