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이연 수요에 최대 실적…올해 2분기 인플레 우려 정점 찍을듯"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채새롬 이미령 기자 = 작년 코스피·코스닥시장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순이익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작년 팬데믹 이후 이연 수요로 실적 개선세가 컸지만, 올해는 상장사를 짓누르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부담에 성장세가 둔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 팬데믹 이연 효과·수출 호조에 역대 최대 실적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595개사의 작년 연결기준 순이익은 156조5천693억원, 영업이익은 183조9천668억원으로 모두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0년 전인 2012년(95조6천584억원)의 약 1.92배로 2배 가까운 수치이고, 순이익은 2012년(65조789억원)의 2.4배 수준이다.
12월 결산 연결기준 코스닥 법인 1천48개사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16조6천464억원)과 순이익(13조3천979억원)이 역대 최대 규모였다.
2020년 코로나19 발발 이후 글로벌 소비·수요가 작년으로 이연된 것이 실적 개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작년 연간 총수출은 6천445억4천만달러로 전년 대비 25.8%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작년 하반기 이후에는 글로벌 공급난으로 생산이 차질을 빚었지만, 앞서 상반기에는 코로나 이후 이연 수요,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경쟁력 향상이 실적 개선의 주요 포인트였다"고 분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작년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여러 정책적 지원이 추가됐고, 특히 상반기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강도 높게 시행되면서 기업이 지불하는 판관비 부담도 많이 줄어든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상 최대' 실적에도 업종별 희비는 엇갈렸다.
코스피 시장에서 연결 결산실적 기준 17개 업종 중 운수창고(569.57%), 화학(351.25%), 철강금속(268.63%)을 비롯해 15개 업종의 영업이익이 증가했으나, 전기가스업(적자전환), 건설업(-4.34%) 등 2개 업종은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IT업종의 영업이익이 41.59%, 순이익이 246.52% 증가하는 등 대폭 증가했으나 제조업 중 기계·장비(-7.31%), 기타업종 중 건설(-34.27%), 농업·임업(-26.47%) 등 업종에서는 마이너스 성장률도 나타났다.
◇ 올해는 공급난·인플레이션으로 수익성 둔화 불가피
올해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등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상장사들의 성장세도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상장사들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213조8천848억원으로, 작년 대비 15%가량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순이익은 162조523억원으로 작년보다 0.5%가량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순이익이 6%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4%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원자재 가격 등 비용 상승요인을 고려해 시장보다 보수적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우려는 2분기 정점일 것이라고 보지만, 비용은 래깅(Lagging·지연) 효과가 있기 때문에 하반기 실적이 바로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리스크, 금리 인상 등을 고려해 작년보다 실적을 보수적으로 전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공급난과 인플레이션 때문에 우리 기업들의 수익성 둔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계기로 인플레이션 우려와 공급난이 완화하면 하반기에는 양호한 실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발목을 잡았던 차량용 반도체 중심의 공급난 역시 하반기 완화되면서 생산 차질 이슈가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리오프닝과 관련한 소비 업종, 유가 상승의 수혜가 예상되는 에너지를 비롯해 철강, 반도체, IT가전 등이 업종에서 실적을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반면 유가 상승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는 화학이나 철강,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증권업 등의 실적을 부정적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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