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부차 학살' 충격에 위성사진 활용 집단매장 흔적 탐색

입력 2022-04-04 15:39   수정 2022-04-04 15:49

[우크라 침공] '부차 학살' 충격에 위성사진 활용 집단매장 흔적 탐색
유럽 탐사보도단체 "좌표 알려달라, 이미지로 확인 가능"
"러, 시신 처리법 담은 '집단매장 기술표준' 명령" 주장도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소도시 부차에서 러시아군의 집단 학살 증거들이 나오는 가운데 서방에서도 위성사진을 통해 집단무덤 흔적 찾기에 나섰다고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에 있는 탐사보도단체 벨링캣 등의 단체는 위성사진을 이용해 러시아인들이 점령한 지역에서 민간인 희생자를 집단으로 매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를 확인하고 있다.
벨링캣의 설립자 엘리엇 히깅스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우크라이나인들에게 대량매장지로 의심되는 장소라면 어디든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히깅스는 "만약 누군가 집단무덤의 정확한 좌표를 갖고 있다면, 제가 언제 땅을 파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반 교란의 징후를 볼 수 있는 고해상도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적었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의 위성데이터연구원 네이선 루저는 러시아군이 점령한 남부 해안도시 헤르손의 집단 매장지에서 광범위한 발굴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민간 위성사진 전문업체 플래닛 랩스의 연구원들은 지난 2월 말 공동묘지에서 작업하는 불도저를 찾아냈다.
루저는 트위터에 "4월 2일 헤르손의 위성사진은 제가 전에 언급했던 무덤들이 여전히 파헤쳐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의) 침공이 시작된 이후 824개의 무덤이 헤르손 묘지에서 파헤쳐졌다. 우리가 부차에 대해 알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대량 매장에 관한 러시아군의 명령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졌다.
독일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언론인 세르게이 숨렌니는 정부 명령이라며 2월 1일 발효된 러시아 국가 집단매장 기술 표준에 관한 트윗을 올렸다.
숨렌니는 기술표준의 구체적인 내용이라며 시신을 화학물질로 처리하는 방법, 무덤 전체를 불도저로 덮는 방법 등을 설명하는 그림도 함께 게시했다.
그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빠른 승리, 우크라이나 완전 점령, 우크라이나 시민사회 지도자·정치인·문화 지도자·성직자 등에 대한 대량 처형을 포함한 제노사이드(대량학살)를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부차는 전쟁 발발 3일차인 2월 26부터 러시아군이 한달 이상 점령하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2일 탈환한 지역이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부차 등 최근 탈환지역에서 민간인 시신 410구를 수습했다며, 러시아가 집단학살한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집단학살 의혹을 부인하며 이를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요구했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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