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미국 당국은 이미 5주를 넘긴 우크라이나 전쟁이 상당 기간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4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이날 보도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브리핑에서 "전쟁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면 아주 오래 걸릴 것"이라면서 이러한 분석 결과를 전했다.
최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공격에 투입했던 병력의 3분의 2가량을 뒤로 물리고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공략에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선 우크라이나군의 거센 저항에 직면한 러시아가 키이우 점령을 포기하는 대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공략을 먼저 시도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이런 러시아의 전략 변화에 대해 설리번 보좌관은 "모든 정황상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배치된 우크라이나군을 둘러싸 제압하려 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이) 수만 명 규모를 동부에 투입하려 한다"는 미 당국의 분석을 전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공략에 집중하는 시기에도 키이우, 오데사, 하르키우, 르비우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한 공습 공격·미사일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군에 약 한 달간 점령됐다가 최근 수복된 키이우 주변 도시들에서 민간인이 다수 사살된 흔적이 발견된 상황과 관련해서는 "러시아가 (민간인 피해를 키우는) 전략을 수정할 거라는 환상에 빠져 있으면 안 된다"며 "러시아는 민간에 대한 무자비하고 뻔뻔한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의도는 우크라이나에 군사적·경제적 피해를 주려는 것"이며 "더 솔직히 말하자면 우크라이나에 공포를 조성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서 확보한 지역을 지키기 위해 러시아는 군을 우크라이나의 더 깊숙한 지역까지 보낼 가능성이 있다. 최소한 그것이 그들의 의도이자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이 장기전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미국 싱크탱크 CNA의 러시아 군사 전문가 마이클 코프먼은 "군수물자 제약을 고려할 때 어떻게 그들(러시아)이 이런 커다란 목표를 가지고 긴 전쟁을 수행하길 바랄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건 지속 가능하지 않다. 병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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