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총리가 우크라이나 '부차 학살'을 전쟁 범죄로 규정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책임론을 거론했다.
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5일(현지시간) 서북부 도시 토리노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부차·이르핀과 다른 지역에서 저질러진 잔학 행위는 유럽인이자 민주주의자인 우리의 영혼을 뿌리부터 뒤흔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드라기 총리는 이어 "전쟁 범죄는 반드시 처벌받아야 하며,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 러시아군은 그들이 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규탄했다.
아울러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의혹에 대한 독립적인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앞서 이탈리아 외교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자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30명을 추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해당 외교관과 그 가족은 72시간 이내에 이탈리아를 떠나야 한다.
루이지 디 마이오 외교장관은 "이번 결정은 대서양 양안 동맹국과의 합의에 따른 것으로, 러시아의 부당한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야기된 현재의 위기 상황 속에 국가안보상의 필요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외교부는 이날 오전 세르게이 라조프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관련 사항을 전달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다만, 주이탈리아 러시아 대사관은 이탈리아의 국가 안보를 해쳤다는 어떠한 증거도 제시되지 않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라조프 러시아 대사는 이탈리아 측의 이번 결정이 양국 관계를 더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며 러시아 역시 그에 상응하는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 정부는 자국군이 부차 등의 민간인 학살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며 전쟁 범죄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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