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항만·병원·유치원…우크라 GDP 대비 3분의1
"경제손실 합치면 GDP 3배 이상, 시리아 내전 전체 추월"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러시아 침공으로 우크라이나가 기간시설 파괴 등으로 입은 물리적 피해만 지금까지 최소 8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5일(현지시간) 영국 잡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키이우경제대(KSE)는 목격자 1천명의 보고와 정부 자료를 취합해 이 같은 추산치를 내놓았다.
지난 1일 기준으로 물리적 피해의 합계는 680억 달러(약 83조원)를 넘어섰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2020년 국내총생산 1천555억 달러(약 189조7천억원·세계은행 통계)와 비교하면 3분의 1을 넘는 거액이다.
도로 파괴에 따른 피해가 최소 280억 달러(약 34조2천억원)에 달했다. 교량, 항만, 철로 등 다른 인프라 피해도 580억 달러(약 70조8천억원)를 넘었다.
전국을 통틀어 의료시설도 196곳 정도가 파괴돼 재건에 20억 달러(약 2조4천억원)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치원마저 300곳 가까이 잿더미가 돼 피해는 2억2천600만 달러(약 2천700억원)로 추산됐다.
이 같은 피해 추산치는 물리적 피해에 국한됐으며 실측 없는 추정도 일부 반영됐다.
북부 체르니히우, 남부 마리우폴 같은 격전지는 접근이 어려워 그 지역 관리들의 추측을 피해로 산입했다.
경제적 손실(기회비용), 농축산물 파괴, 피란에 따른 노동인력 감축 등은 아예 포함되지도 않았다.
키이우경제대는 이런 피해까지 모두 더하면 손실 규모가 5천640억∼6천억 달러(약 688조2천억∼732조1천억원)로 우크라이나 GDP의 3배를 훌쩍 넘을 수 있다고 계산했다.
이는 2011년 시작돼 오래 이어진 시리아 내전의 손실 추산액보다 많다.
유엔 서아시아경제사회위원회(ESCWA)는 시리아가 내전 때문에 첫 8년 동안 입은 경제적, 물리적 손실이 4천440억 달러(약 541조5천억원)로 전쟁 전 시리아 GDP의 1.5배 정도였다고 추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평화회담이 교착된 채 전선이 바뀌며 장기화하는 형국이라서 손실 규모는 앞으로 점점 불어날 가능성이 관측된다.
오스트리아 빈국제경제연구소(WIIW)는 이날 별도 연구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가 전쟁 때문에 지금껏 입은 기간시설 손실이 626억 달러(약 76조4천억원) 정도라고 추산했다.
연구소는 우크라이나에서 GDP 53%를 차지하는 지역 곳곳이 직접 타격을 받고 항만의 절반을 잃어 교역에 차질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기업 상당수가 도산해 대량실업이 발생하고 금융기관도 자산 손실, 채무불이행으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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