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부, 헝가리 입장 비판한 우크라 대사 초치…"우리 전쟁 아냐"
(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친러 행보를 보여온 헝가리 총리가 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요청할 경우 가스 수입 대금을 루블화로 지불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기자 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에너지 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라는 러시아의 요구에 반대하며 연합 전선을 모색해온 유럽연합(EU)의 입장과 배치되는 발언이다.
헝가리는 27개 EU 회원국 중 하나다.
시야르토 페테르 헝가리 외무장관도 이날 루블화 결제 여부에 대해 가스 공급은 헝가리 국영 회사인 MVM과 러시아 국영 가스 회사인 가스프롬 간 양자 계약에 따른 것이라며 독자 노선을 택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 계약에 따른 "첫 대금 지급이 5월 말에 예정돼 있다"면서 지급 방법을 위해 현재 양측이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MVM과 가스프롬의 계약에서 "EU의 역할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MVM은 지난해 9월 가스프롬과 연간 45억㎥의 가스를 15년 동안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러한 발언들은 집권 여당이 지난 3일 진행된 총선에서 여유 있게 승리하며 오르반 총리의 4 연임 길이 열린 직후 나왔다.
그간 친러 노선을 걸어온 오르반 총리는 유세 기간 "헝가리 이익에 반한다"며 대러 에너지 제재에 반대 입장을 밝혔고, 안정적인 가스 공급을 유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이와 함께 헝가리 외무부는 이날 류보비 네포프 부다페스트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초치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네포프 대사와 우크라이나 관리들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헝가리 정부의 입장을 비판한 데 대해 항의했다고 스푸트니크 통신이 전했다.
시야르토 장관은 헝가리는 우크라이나 주권을 지지하지만 "이것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며, 따라서 우리는 그것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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