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정부, 민간 컨설팅 기업에 예산 지출 3년 사이 2배로 늘어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 검찰이 2011년부터 법인세를 내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미국 컨설팅 회사 맥킨지 등 상대로 예비 조사에 착수했다.
금융 범죄를 전담하는 검찰 PNF는 6일(현지시간) 상원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와 관련해 세금 사기로 가중 처벌이 가능한 돈세탁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AFP, AP 통신 등이 전했다.
PNF는 이날 성명에서 어떤 기업을 수사하고 있는지 이름을 적시하지 않았으나, 맥킨지 등을 조사하고 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상원은 지난달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가 민간 컨설팅 기업에 지나치게 많은 예산을 사용했다고 지적하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맥킨지의 탈세 의혹을 제기했다.
상원은 마크롱 정부가 2021년에만 맥킨지 등 컨설팅 회사에 8억9천330만유로(약 1조2천억원)를 사용해 2018년 지출(3억7천910만유로)의 두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보수 야당이 다수를 차지한 상원은 마크롱 정부와 맥킨지의 관계를 살피는 과정에서 맥킨지가 최소 지난 10년간 법인세를 내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상원은 맥킨지가 미국 델라웨어에 본사가 있는 모회사를 통해 "세금 최적화" 시스템을 이용해 세금을 내지 않았다고 봤고, 맥킨지는 "프랑스 세법을 존중했다"고 반박했다.
마크롱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캠페인과 같은 정책을 마련하면서 맥킨지와 계약한 것과 관련해 "숨길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도 컨설팅 기업에 자문하는 것은 전 세계 정부의 표준 관행이라고 강조하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차기 대통령선거를 목전에 두고 수면 위로 올라온 '맥킨지 사건'은 재선에 도전하는 마크롱 대통령의 어깨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마크롱 대통령은 줄곧 차기 대통령으로 누구를 뽑겠느냐는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해왔지만, 2위인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와 격차가 점점 줄고 있다.
해리스 인터랙티브가 지난 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1차 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뽑겠다는 응답은 26.5%, 르펜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23%로 집계돼 두 사람이 결선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가 2차 투표에서 만나면 누구를 뽑겠느냐는 질문에는 51.5%가 마크롱 대통령을, 48.5%가 르펜 후보를 뽑겠다고 답해 마크롱 대통령이 신승을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질문에 대한 응답률의 오차범위는 ±3.1%이기 때문에 르펜 대표가 대선 도전 3수 끝에 마크롱 대통령을 제치고 엘리제궁을 차지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프랑스여론연구소(Ifop)가 6일 발표한 여론조사결과에서도 마크롱 대통령이 결선에서 52.5%의 득표율로 47.5%를 득표한 르펜 후보를 이긴다고 예상했으나, 이또한 차이가 4%P로 크지 않다.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2017년 대선 결선 투표에서 르펜 후보와 맞붙었을 때는 66.1%의 득표율로 르펜 후보를 크게 앞질렀다.
프랑스는 이달 10일 차기 대통령을 뽑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1위와 2위에 오른 후보끼리 24일 결선에서 맞붙는 형식으로 대통령을 선출한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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