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김 "北 뭘하든 동맹과 협력해 다룰 준비돼 있어, 도발 자제 희망"
"北 우려 조정할 용의…외교 나서야 싱가포르성명 토대로 작업 가능"
"도발적 행동하면 안보리서 단호한 대응"…중·러에도 협조 촉구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변덕근 특파원 =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6일(현지시간) 북한이 오는 15일 이른바 '태양절'(김일성 생일) 등을 계기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나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에 자제를 촉구했다.
김 대표는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다가오는 북한의 태양절 110주년을 계기로 도발할 우려가 있다는 취지의 질문에 "너무 많은 추측을 하고 싶지 않지만, 그것이 또 다른 미사일 발사가 될 수도 있고 핵실험이 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지만, 미국 역시 북한이 핵실험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미 당국은 북한이 태양절 등을 계기로 ICBM 추가 발사나 핵실험을 하며 무력 시위 강도를 높일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북한은 무력 시위 시기를 택할 때 대체로 대형 기념일을 기준으로 활용해왔다.
특히 5년이나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의 주요 기념일에 무력 시위를 하면서 대내외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점에서 이번 4월은 특히 주목받고 있다.
오는 11일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 제1비서로 추대된 지 10주년, 15일은 태양절 110주년이다. 25일은 조선인민혁명군(항일유격대) 창건 90주년이다.
한미 양국 역시 이달 중순에 전반기 연합훈련을 할 계획이다.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도발할 가능성이 없지 않은 대목이다.
김 대표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우리의 동맹 및 파트너들과의 협력과 조정을 통해 북한이 하는 일이 무엇이든지 다룰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추가 도발을 자제하기를 우리가 분명히 희망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 북한이 올해 들어 13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을 거론하며 "희망컨대, 어떤 긴장 고조도 없이 그 기념일이 지날 수 있길 바란다"고 거듭 밝혔다.
이어 김 대표는 "우리는 외교의 문을 닫지 않았다"며 "진지하고 지속적인 대화를 추구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북한을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도 밝혔다.
미국은 북한의 잇따른 무력 시위에도 대화·외교를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기조가 불변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또 북한이 문제시하는 대북 적대시 의도가 전혀 없다면서 북한이 우려하는 모든 문제를 대화의 장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런 맥락에서 김 대표는 "우리는 북한이 한반도 상황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심각한 우려를 조정할 용의가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북한은 전례 없는 방식으로 스스로 고립시키고 있다. 대유행 동안 자신을 봉쇄하고 있다"면서 "외교 재개만이 이 고립을 깨뜨릴 수 있고, 그래야만 이전에 이뤄진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토대로 중요한 작업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외교에 대한 진지한 의지를 갖고 계속 접근할 것"이라며 "이 메시지가 평양에 전해져 그들이 긍정적으로 화답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언급했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은 2018년 6월 북미 정상의 첫 회담 결과물로, 북미 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비핵화를 그 골자로 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 북미 간 합의 등을 기반으로 북한과 대화하겠다고 한 바 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조건 없이 대화하자는 공개·비공개 메시지를 (북한에) 수 차례 보냈는데 어떤 대답도 받지 못해 실망스럽다"며 "긍정적으로 응답하길 바란다"고 했다.
다만 김 대표는 "북한은 정세를 불안정하게 하는 행동을 중단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며 추가 도발 가능성에 경고음을 울렸다.
그는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적인 행동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단호한 대응을 요구한다"며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응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아울러 북한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응 성명을 6차례나 시도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비협조로 실패했다고 지적하고 "한반도의 불안정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안 된다"며 중러의 협력을 촉구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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