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국영 정유회사들이 서방발 대 러시아 제재의 '유탄'을 우려해 러시아산 원유 신규 수입 계약을 피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6일 보도했다.
아시아 최대 정유회사인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을 비롯해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페트로 차이나, 중국중화집단공사(시노켐)가 러시아와 기존에 체결한 계약은 존중하고 있지만 5월 선적분을 위한 새로운 계약은 꺼리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 소식통은 "국영 기업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중국 정부를 대표하는 것으로 비칠까 조심스러워하고 있으며 누구도 러시아산 원유의 구매자로 지목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제재하는 상황에서 원유 신규 수입 계약을 체결해 러시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매일 러시아산 원유 160만 배럴을 주로 육상 파이프라인을 통해 들여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까지 러시아산 원유는 중국 원유 수입의 15%를 차지했다.
중국 국영 기업들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줄이고 다른 수입처로 눈을 돌릴 경우 글로벌 석유 공급망에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주로 담당하는 시노펙 산하 유니펙은 최근 내부 회의에서 관련 부서에 러시아산 원유 구매 위험에 관해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회의에서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이 대폭 할인됐지만 선적보험이나 지불문제 등 많은 문제들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또 한 정유공장 관계자는 "4월 인도분 이후 더 이상 러시아산 원유는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유니펙 측으로부터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반대하면서 러시아와의 정상적인 경제 및 무역 교류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막후에서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들이 서방의 제재를 받을 가능성을 우려하며, 자국 기업들에 러시아 투자시 신중한 입장을 취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로이터는 시노펙이 러시아 최대 석유화학 기업인 시부르와 새로운 천연가스 화학 공장을 건설하는 계획 등이 포함된 에너지 프로젝트를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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