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등 중부 유럽은 강경…러시아와 관계 단절·승전 추구
프랑스·독일·터키 등은 휴전 전망…러시아와 관계 유지 희망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향후 어떻게 대응할지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수도 키이우(키예프) 지역에서 철수했으나 벨라루스로 이동, 재보급 및 재정비 뒤에 다시 우크라이나 동부로 진군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다. 졸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느리지만 성과를 내고 있다.
이런 이유로 7일 회동하는 나토 외교장관들은 전쟁이 끝나려면 멀었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최근 "앞으로 수주 내 러시아는 돈바스 전체를 점령하고 크림반도로 가는 통로를 만들기 위해 밀어붙이기에 나설 것으로 본다"면서 "이번 전쟁의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폴란드와 발트해 인근 국가 등 중부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와 관계를 끊고 러시아에 패배를 안기길 원한다고 NYT가 서방 국가 고위 관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일부라도 확보하는 등 승전했다고 주장할 근거가 생길 경우 주권과 영토, 국제법 준수 등의 가치가 훼손되면서 유럽 안보가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반면 프랑스, 독일, 터키 등은 러시아의 전쟁범죄 의혹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관계를 유지하길 희망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러시아를 제압하기 쉽지 않고 전쟁도 완승보다는 진을 빼는 휴전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부차에서의 민간인 학살 의혹에 대응해 추가적인 대러시아 제재를 단행했고, 유럽연합(EU)도 추가 제재를 추진하고 있으나 이런 조치가 종전을 앞당길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미국 관리들은 러시아가 진행 중인 평화협상에서 실질적인 양보를 할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다만 미국은 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우크라이나가 협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종전 시기와 방식, 협상 내용을 판단할 예정이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을 포함해서 나토 국가들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와 관련,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우리가 할 일은 우크라이나 국민을 지원하는 것"이라면서 "어떤 결론을 도출할지 정하는 것은 우리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나토는 외교장관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체코의 구(舊)소련 탱크 및 장갑차를 비롯해 나토 국가의 3분의 2 이상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했다.
그러나 대전차 미사일인 재블린을 포함해서 일부 무기는 재고가 많지 않은 상태인데다가 전황 변화로 필요한 무기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의 진군을 저지하려면 장사정포나 무장 드론 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그동안 상당량이 제공돼 전황을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나토 지도자들은 어떤 무기가 효과적일지와 어떤 식으로 종전할 수 있을지를 고심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나토 외교장관 회담차 브뤼셀에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많은 전장에서 분명한 역학 관계 변화가 있다"면서 "회담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러시아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기 위한 새 방안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solec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