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3주 분수령"…미·유럽 무기지원 봇물 터지듯
"우크라, 서방무기 앞세워 소모전 통한 신승 시나리오 가능"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이 동부 전선으로 옮겨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은 가운데 향후 전세는 서방 무기가 관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6일(현지시간)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을 서서히 늘리는 추세지만 방어용 무기에 치중했던 서방 지원방침으로는 앞으로 우크라이나전의 전세를 뒤집기 어려우리라는 관측을 내놨다.
필 오즈번 전 영국 국방정보국장은 "관건은 서방이 공격용 무기 지원으로 얼마나 전환하는지, 그리고 필수 군사장비의 공급을 얼마나 확실히 유지, 강화하는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특히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정규전을 벌이려 하는 러시아군에 맞서 더 많은 탱크 없이는 우크라이나군이 마리우폴을 탈환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군은 북부의 수도 키이우 주변에서 휴대용 대전차 로켓포를 들고 쳐들어오는 러시아군 기갑부대를 막아내는 데 진력했다.
그러나 러시아군은 예상외로 고전을 거듭하면서 목표를 동부 돈바스 지역으로 수정한 뒤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일대에서 철수했다.
현재 러시아군은 전열을 재편하는 움직임 속에 주요 전선을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로 옮겨갔다.
러시아는 동남부 요충지 마리우폴을 점령해 2014년 무력으로 병합한 크림반도로 통하는 육로를 세우고 동부 점령지를 넓힐 계획을 하고 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인 내달 9일에 맞춰 승리를 선언하려 한다는 분석과 함께 앞으로 한 달 동안 교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서방은 이 같은 상황 판단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늘리는 모습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최대 1억 달러(약 1천200억원) 상당의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을 추가 지원한다고 밝혔고 지난 1일에도 3억 달러(3천655억원) 추가 지원을 전날 발표했다.
더타임스는 이날 영국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순찰·정찰용 장갑차를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대전차와 대공 미사일 등을 포함한 추가 지원도 수일 내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에 비해 화력이 뒤떨어지는 우크라이나는 침공을 당한 직후부터 국제사회에 탱크와 전투기 등 무기 지원을 요청해왔지만 서방은 확전 우려를 이유로 방어용 무기를 중심으로 지원해왔다.
이 와중에 최근 체코가 나토 국가로는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를 여럿 지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다른 서방 국가의 무기지원 방침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체코가 구소련이 설계한 탱크를 개량한 T-72M 십수대와 보병전투차 BMP-1, 곡사포 등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고 전날 보도했다.
한 영국 정부 고위 소식통은 더타임스에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물리치는 게 아마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며 "이건 우리가 어떤 도움을 줄지에 달렸다"고 내다봤다.
이 소식통은 앞으로 3주가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중대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프란츠 스테판 가디 연구원은 우크라이나가 서방으로부터 상당한 무기를 지원받으면 소모전을 통해 러시아의 애초 목표를 무산시키는 차원의 승리를 거둘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동부에서 러시아군을 결정적으로 물리치고 우크라이나에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이 전쟁을 끝낼 수 있을지는 가능성은 있지만 확실하진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에 결정적으로 패배하지 않고 전투력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소모전을 통해 겨우 이기는 시나리오가 더 가능성 있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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