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첫 흑인여성 대법관 탄생예고…상원 인준으로 법적 절차 마쳐

입력 2022-04-08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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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첫 흑인여성 대법관 탄생예고…상원 인준으로 법적 절차 마쳐
인준 투표 53대 47로 가결…롬니 등 공화 소속 의원 3인 찬성표
민주 원내대표 "수세대 전에 이뤄졌어야 할 일"…바이든 8일 연설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대법관이 탄생하게 됐다.
미 상원은 7일(현지시간) 본회의에서 커탄지 잭슨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을 찬성 53표, 반대 47표로 가결했다.
이로써 잭슨 후보자는 퇴임을 공식 발표한 스티븐 브레이어 대법관 후임으로공식 임명될 수 있는 모든 법적 관문을 통과했다.
잭슨 후보자는 대법관에 임명되면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대법관에 오르게 돼 지난 233년간 백인과 남성 위주로 쌓아올려진 미국 대법원의 강고한 '유리천장'을 깨는 새 역사를 쓰게 된다.
잭슨 후보자는 흑인으로서는 역사상 세번째, 여성으로서는 여섯 번째 대법관이 된다.
상원에서 인사청문회가 끝난 직후만 해도 잭슨 후보자의 인준안 통과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관측됐다.
현재 상원은 민주당(친민주당 무소속 포함)과 공화당이 50대 50으로 정확히 양분하고 있는데, 대법관 인준안 가결을 위해선 과반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인준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민주당은 이탈표 없이 당연직 상원 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캐스팅보트까지 동원해야 인준안을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날 표결에서 공화당 소속 수잔 콜린스, 리사 머카우스키, 밋 롬니 등 3명의 상원의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3명의 흑인 상원의원 가운데 한 명인 민주당 라파엘 워녹 의원은 표결에 앞선 토론에서 "나는 흑인 소녀의 아버지"라며 '잭슨 판사를 대법원으로 보내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민주주의가 기대고 있는 전진에의 약속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반면 공화당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도 잭슨 후보자를 급진 좌파라고 비판하며 인준에 반대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표결 직후 "이 이정표는 수 세대 전에 이뤄졌어야 했지만 우리는 항상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가가고 있다"며 "오늘 미국은 우리나라를 한층 완벽하게 하는 큰 걸음을 옮겼다"며 인준안 통과를 축하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내외 정치 상황이 어지러운 가운데 지난 2월 25일 커탄지 잭슨 연방 항소법원 판사를 차기 대법관으로 지명했다.
여성 흑인 대법관 임명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명 직후 대국민 연설에서 "대법원이 이 나라 전체의 역량과 위대함을 반영할 시간이 됐다"면서 "미국 정부와 사법부는 그간 미국처럼 보이지 않았다"며 흑인 여성 대법관 후보를 지명 소회를 밝혔다.
다만 잭슨 대법관이 업무를 시작해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만들어진 대법원의 보수 대 진보 '6 대 3' 비율에는 변화가 없다.
'최고의 현인'으로 불리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대법관은 모두 9명이다.
올해 51세인 잭슨 판사는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에 의해 연방 항소법원 판사로 발탁된 바 있다. 이전에는 8년 동안 워싱턴에서 판사로 근무했다.
마이애미 출신으로 하버드대 학부와 로스쿨을 졸업했고 브레이어 대법관 밑에서 그를 돕는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 잭슨 후보자의 상원 인준을 기념해 대국민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kyung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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