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싱글 '헤이 헤이 일어나' 발표…우크라 가수가 부른 '민중가요' 삽입
(파리=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 록음악의 새 역사를 개척한 영국 출신의 전설적인 밴드 핑크 플로이드가 거의 30년 만에 재결합해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새 노래를 발표한다고 영국 가디언과 AP 통신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핑크 플로이드의 새 싱글 '헤이 헤이 일어나'(Hey Hey Rise Up)는 핑크 플로이드 리더인 데이비드 길모어와 창립 멤버 닉 메이슨 이외에 2000년대 이후 활동을 같이해온 가이 프래트와 프로듀서 겸 작곡자 니틴 쇼니, 고인이 된 옛 멤버 릭 라이트의 딸 갈라가 참여했다.
우크라이나 밴드 붐박스(BoomBox)의 리더 안드리 흘리우뉴크가 러시아의 침공 직후 소셜 미디어에 올린 뮤직비디오에서 부른 우크라이나 민중가요 몇 소절도 이 노래에 삽입됐다.
수익금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 활동에 기부될 예정이다.
지난 2015년 런던에서 붐박스와 공연한 적이 있는 길모어는 흘리우뉴크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의 성소피아 성당 앞에서 군복 차림으로 20세기 초 우크라이나 독립군을 기리는 민중가요를 부르는 뮤직비디오를 보고 이 노래를 만들 생각을 했다고 한다.
당시 흘리우뉴크는 미국 공연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로 돌아와 뮤직비디오를 찍은 뒤 여러 전투에서 싸웠으며 이 과정에서 폭탄 파편이 얼굴에 박혀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
길모어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흘리우뉴크의 비디오를 보는 순간 내가 가진 플랫폼을 활용해 뭔가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강대국이 독립적이고 평화로우며 민주적인 국가에 가한 미치광이 같고 불의한 공격을 보는 것은 힘들고 좌절을 안겨주는 일"이라고 러시아의 침공을 비난했다.
길모어가 우크라이나를 위한 노래를 만들게 된 데는 그의 가족적 배경도 작용했다. 길모어는 자신의 며느리가 우크라이나인이어서 손주들 역시 반은 우크라이나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며느리와 친정 가족들은 매우 연로하고 몸이 불편해 휠체어에 의존하고 있는 할머니를 간신히 동북부 하르키우에서 폴란드 국경 너머로 대피시킬 수 있었다는 말도 했다.
1965년 런던에서 결성된 핑크플로이드는 심오한 음악성과 사회성 짙은 가사로 강력한 팬덤을 구축했다. 1960년대와 70년대 록 음악의 큰 흐름 가운데 하나였던 '프로그레시브 록'의 시대를 개척한 것으로 평가된다.
'벽'(The Wall), '달의 뒷면'(The Dark Side of the Moon) 등 이 밴드가 만든 앨범들은 전 세계적으로 2억5천만 장 이상이 팔렸다.
2000년대 이후 핑크 플로이드 멤버들은 가끔 공연장에 자리를 함께하기는 했지만, 신곡을 녹음한 것은 지난 1994년이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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