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1% 급락…발행 주식 10% 자사주 매입 형태로 취득 추진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2위의 파운드리 업체인 화훙(華虹) 반도체가 지난해의 호조 실적에도 불구하고 상하이(上海) 봉쇄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자 자사주 매입을 추진하는 등 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8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화훙 반도체는 상하이 봉쇄에 따라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홍콩 증시에 상장된 주가가 급락하자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했다.
화훙 반도체는 홍콩증권거래소에 신고한 자료를 통해 발행 주식의 10%에 해당하는 1억3천만 주를 자사주 매입 형태로 사들이는 방안을 주주들에게 승인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화훙 반도체의 주가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31%나 폭락했다.
화훙 반도체의 주력 공장이 위치한 상하이시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면서 상하이시 당국이 시 지역을 봉쇄하고, 이에 따라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 주요 원인이다.
화훙 반도체는 홍콩증시에 상장된 주식의 가치 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과는 별도로 상하이증권거래소(SSE)의 과학기술혁신거래소(STAR·科創板)에 2차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 능력 확충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다.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STAR은 과학, 기술 관련주 중심으로 거래를 한다.
화훙 그룹은 지난달 21일 발표문을 통해 회사의 이사회가 반도체 생산 시설 확장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위안화로 표시된 신규 주식을 발행해 상하이 STAR에 상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화훙 반도체가 상하이 STAR 2차 상장을 통해 조달할 자금의 규모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업계 전문가들은 150억 위안(약 2조8천700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中芯國際·중신궈지)도 지난 2월, 올해 반도체 생산 능력을 늘리기 위해 50억 달러를 신규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 1·2위 파운드리 업체가 잇따라 반도체 생산 능력 확충에 나서는 것은 중국 당국의 '반도체 굴기' 정책에 호응하고 부족한 자국 내 반도체 공급을 늘리겠다는 의도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와 미·중 기술경쟁 여파로 심각한 반도체 공급난을 겪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수입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4.6% 감소했다.
수입은 줄고 반도체 수요는 늘어나면서 SMIC와 화훙 반도체 등 중국 반도체 기업의 지난해 실적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SMIC는 지난해 순이익이 2020년보다 137.8% 증가한 107억3천310만 위안(약 2조560억 원)을 기록했다.또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9.7% 증가한 356억3천63만 위안(약 6조8천250억 원)으로 집계됐다.
화훙 반도체의 지난해 실적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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