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부채는 70억달러"…채무 재조정 위한 전문가 자문단 구성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스리랑카의 외화 보유고가 20억달러 아래로 줄어들었다.
8일 이코노미넥스트 등 스리랑카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스리랑카 정부의 지난달 말 기준 외화보유고는 19억3천만달러(약 2조4천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제난이 깊어지면서 스리랑카의 외화보유고는 지난 한 달 동안에만 3억7천200만달러(약 4천500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남은 19억3천만달러 중 약 16억달러는 중국과 통화 스와프 체결을 통해 확보한 자금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화스와프는 외환위기 등 비상시에 자국 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차입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이다.
외화보유고가 바닥나는 가운데 올해 스리랑카가 갚아야 할 대외 부채 규모는 70억달러에 달한다고 최근 글로벌 금융사 J.P. 모건 등은 추산했다.
이와 관련해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은 지난 6일 대외 채무 재조정을 위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단을 임명했다.
당국은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협상도 조만간 시작할 예정이다.
스리랑카 정부는 이와 함께 인도, 중국 등으로부터 긴급 자금도 동원 중이다.
아린담 바그치 인도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지난 두세 달 동안 인도는 스리랑카에 25억달러 규모를 지원했다"며 이 지원에는 27만t의 경유와 휘발유, 4만t의 쌀 등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데다 대외 채무가 많은 스리랑카 경제는 2019년 4월 부활절 테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겹치면서 무너졌다.
외화 부족으로 식품, 의약품, 종이 등 필수품 수입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민생 경제는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
발전 연료가 부족해 하루 13시간씩 순환 단전이 이뤄지기도 했다. 다만, 최근 며칠 동안은 인도의 발전 연료 지원 등으로 인해 상황이 다소 개선됐다.
여당과 시민 등은 전국 곳곳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에 라자팍사 대통령은 비상사태와 주말 통행금지 등을 발동했다가 해제했고, 야당에는 거국 중립내각 구성도 제안한 상태다.
스리랑카 정계는 라자팍사 가문이 완전히 장악한 채 사실상 '가족 통치 체제'가 구축된 상황이다.
전임 대통령 출신인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는 고타바야 대통령의 형이며 최근 사퇴한 장관 26명 중 3명도 라자팍사 가문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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