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일상화에 타액검사키트 도입 탄력받나…제품 1개 심사 중

입력 2022-04-10 06:00  

방역 일상화에 타액검사키트 도입 탄력받나…제품 1개 심사 중
"어린이·청소년 편의성 높일 것" vs "검체·검사법 모두 부정확"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정부가 방역·의료 일상화를 목표로 하는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체계' 도입을 검토하는 가운데 코로나19 타액(침) 검사키트가 허가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타액 검체를 기반으로 하는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1개 품목의 허가 심사를 진행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이 제품은 감염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의 항원 단백질 유무를 확인하는 항원 자가검사키트라는 점에서는 기존 제품과 동일하지만, 코에 면봉을 집어넣지 않고 침을 뱉어 검체를 채취하는 특징이 있다. 허가·심사 단계의 제품과 업체 이름은 정부 방침에 따라 비공개다.
지난달 14일까지만 해도 정부가 심사 중인 코로나19 타액 자가검사키트는 한 제품도 없었다. 앞서 업체 한 곳이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가 자진 취하한 바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정식허가받은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총 89개다. 이 중 36개는 유전자증폭(PCR) 진단키트, 33개는 항원검사키트, 20개는 항체검사키트다.
항원검사키트 33개 중 24개는 병·의원 등에서 쓰이고 있는 전문가용이며, 9개는 개인용 자가검사키트다. 둘 다 면봉을 코안에 집어넣어 검체를 채취하는 항원 검사 방식이지만 검체를 채취한 사람이 누구인지와 어느 부위에서 채취했는지 등에서 차이가 난다.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는 호흡기전담클리닉과 동네 병·의원에서 시행되며, 전문가가 직접 PCR 검사처럼 코와 목 뒤쪽 점막 부분에서 비인두도말 검체를 채취한다. 소량의 바이러스만 있어도 진단이 가능한 PCR 방식보다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검사 시간이 15∼30분으로 짧다.
개인이 신속항원검사를 할 수 있는 자가검사키트는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이 콧구멍 앞쪽인 비강에서 채취한 검체로 감염 여부를 확인하며, 콧속 1.5∼2㎝ 깊이로 비교적 얕은 곳까지만 면봉을 넣어서 코점막에 있는 검체를 채취한다.
자가검사키트 도입으로 피검사자의 고통은 줄었지만, 유·초·중·고 개학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의 사용량이 늘면서 편의성을 한층 높인 타액 방식의 자가검사키트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타액 검체 기반 항원 자가검사키트를 도입할 경우 부정확한 검체와 검사 방식이 더해져 감염 관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학교에서 타액 검체를 활용하면 어린이들이 사용하기에 편리할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비인두검체보다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어 신속항원 방식보다는 PCR 방식과 결합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일부 국가에서처럼 각 가구에서 타액을 담은 통을 의료기관에 우편으로 부치면, 해당 기관에서 PCR 검사를 수행한 뒤 결과를 통보하는 방식이 감염 확산을 막는 데는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ke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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