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뚫린' 시장 금리…국고채 3년물, 올해 1%p 넘게 뛰어

입력 2022-04-10 06:12  

'천장 뚫린' 시장 금리…국고채 3년물, 올해 1%p 넘게 뛰어
회사채·은행채 금리도 100bp 넘게 급등…기업·가계 자금 조달 부담↑
주담대 6%대 도달, 7% 돌파 예상도…회사채 3년물 3% 넘어, 발행시장 '싸늘'
"기준금리 인상 불확실성 여전…채권시장 변동성 지속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각국의 긴축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 속에서 시장 채권 금리가 뛰어오르고 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서울 채권시장에서 지난 8일 3년 만기 국고채의 최종호가 수익률은 연 2.987%를 기록했다.
작년 말 연 1.798%로 마감한 것과 비교해보면 올해 들어 118.9bp(1bp=0.01%포인트) 뛰었다.
2년물 금리(112.9bp)와 5년물 금리(110.5bp)도 1%포인트 넘게 올랐다. 10년물(91.9bp), 20년물(81.0bp), 30년물(74.3bp) 등은 작년의 상승 폭을 뛰어넘은 상황이다.
연초부터 미국 연준의 긴축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면서 국내 국고채 금리는 상승세를 보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물가의 눈높이를 높인 점도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대내적으로는 소상공인 및 소기업 손실 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이슈도 채권시장의 악재로 작용했다.
추경 편성을 위한 적자국채의 발행은 채권 가격의 하락(금리 상승) 요인이다.
국고채뿐만 아니라 은행채·회사채 등 다른 금리도 뛰어오르면서 가계와 기업의 자금 조달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의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민평(민간채권평가회사 평균)금리 기준 지난 8일 연 3.352%를 기록해 올해 109.3bp 급등했다.
그 결과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올해에만 1%포인트 넘게 오르며 최근 상단이 연 6%대에 도달했다. 시장에서는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올해 중 7%를 넘어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회사채 3년물(AA-·무보증) 금리는 작년 말 연 2.415%에서 지난 8일 3.636%로 122.1bp 뛰어올랐다.
이에 회사채 발행 시장도 위축되는 분위기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회사채 발행 시장의 분위기는 2020년 코로나19로 자금경색을 겪을 때보다 더 암울한 것처럼 보인다"며 "기업들도 발행금리가 너무 높아지다 보니 발행 시기를 이연시키는 한편, 차환 발행을 하지 않고 자체 자금으로 상환해버리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회사채 순발행액은 2조6천700억원으로 작년 1분기(8조2천700억원)는 물론 2020년 1분기(6조4천700억원)보다 적었다.

최근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시장 금리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 연준은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데 이어 5월 회의에서는 0.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3월 FOMC 점도표를 통해 전망된 미국 기준금리 수준은 올해 말 연 1.9%, 내년 말 2.8%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가속화와 함께 최근 나타난 물가 상승세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늘리는 요인이다.
증권가에서는 당장 오는 14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대응이 글로벌 중앙은행의 공동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라며 "추가 기준금리의 인상 시점은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가 취임하고서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하는 5월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하지만, 4월 인상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SK증권은 4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연 1.25%로 동결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올해 연말 기준금리 수준을 연 2.0%로 상향 조정했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제어가 통하지 않으면 하이퍼 인플레이션(초인플레이션)의 신호는 확대될 것이며 이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불황 속 물가 상승) 우려를 가속할 수 있다"며 "이창용 총재 후보자는 이에 대한 한은의 책무 수행 의지를 보다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키움증권도 4월 금통위에서 금리 동결을 예상하면서 연말 기준금리 수준을 연 2.0%로 상향 조정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하반기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채권 금리의 방향성 전환을 확인하는 시간은 하반기 말에나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며 "신임 총재의 스탠스 또한 아직 불확실하다는 점도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현재의 국고채 금리 수준이 이미 고점에 가까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KB증권은 국고채 3년물 금리와 기준금리의 스프레드(차이)가 확대됐던 과거 사례 등을 근거로 국고채 3년물 금리의 고점을 연 3.0%로 추정했다.
지난 8일 현재 국고채 3년물 금리와 기준금리와의 차이는 173.7bp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이미 세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2005년 당시 국고채 3년물과 기준금리의 스프레드(177bp까지 확대)를 적용하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미 고점 수준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encounter2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